유족이 비공개 가족장을 치르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으나, 많은 정재계 인사들이 빈소를 찾아 고인의 넋을 기리는 추모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 오후 이재용 부회장의 고모이자 신세계그룹 회장인 이명희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 정유경 총괄사장을 비롯해 반기문 전 UN사무총장, 손학규 동아시아미래재단 상임고문,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 정몽준 아산재단(이사장), 최태원 SK그룹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이 빈소를 찾았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이 부회장과 유족을 만나 애도를 표하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의 막내 딸인 이명희 회장은 이건희 회장의 동생으로, 1997년 신세계그룹으로 독립한 뒤에도 사이가 각별했다고 전해진다.
고동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한종희 삼성전자 CE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 등도 빈소를 찾았다. 특히 한종희 사장은 눈물을 글썽이며 고인의 별세를 안타까워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고인을 추모하며 앞으로 삼성의 역할을 당부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이건희 회장님은 대한민국 최초, 최대로 큰 글로벌 기업을 만드신 분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분을 잃게 돼 대한민국 큰 손실이라고 생각한다"고 애도했다. 이어 "자주 해외순방도 같이 다니고 하면서 많은 것을 지도편달 받았다”며 “(삼성이)잘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김승연 한화그룹회장도 "가장 슬픈 날이다. 친형님과 같이 모셨다"면서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날 삼남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과 함께 고 이건희 회장 빈소를 찾았다.
이외에도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이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정계에서도 박지원 국정원장을 비롯해 손학규 전 민생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추모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손학규 전 민생당 대표는 "(이건희 회장)삼성뿐만이 아니라 삼성을 기초로 해서 우리나라가 세계일류국가로, 성장시킨 장본인이시다"며 "우리가 가야 할 길 제대로 보여주신 분이다. 앞으로도 삼성이 대한민국을 세계 최고 일류국가로 만드는데 더욱더 힘써주시기를 바라고 우리 국가가 일한 선진기술개발, 산업개발에 뒷받침이 되는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정당 대표로 온 것이 아니고 기업가 출신으로 왔다"며 "고인의 세계 흐름에 대한 안목과 혁신, 그리고 도전정신은 기업뿐만 아니라 우리 정치와 정부가 본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해 아마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이럴 때 대한민국 대표기업으로서 거기에 제대로 적응하고 잘 버텨내는 좋은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하고 유족을 위로했다.
반 전 총장은 "고인께서는 평소 미래를 내다보는 높은 식견을 가지시고 혁신의 기치 아래서 과감한 도전 정신을 가지고 삼성을 세계의 일류 기업으로 발전시켰다"며 "삼성 임직원들뿐만 아니고 기업계 계신 모든 분들 국민들 모두 국가 경제, 사회발전 등에 있어서 이건희 회장님께서 못하시고 떠나신 이런것들을 잘 이끌어갈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이에 앞서 장충기 전 삼성미래전략실 차장(사장), 권오현 회장, 김기남 부회장, 강인엽 사장 등 삼성 계열사 사장단 등 전현직임원들이 침울한 표정으로 빈소를 찾았다. 정치권에서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양향자 의원, 안민석 의원 등이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전날에는 재계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촌 형인 이재현 CJ그룹회장이 약 한시간 가량 조문을 했고 정몽규 현대산업개발회장 등 재계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정계에서는 노영민 청와대비서실장과 이호승 경제수석도 오후 7시께 빈소를 찾아 문재인 대통령의 메세지를 유족에 전달하고 조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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