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면역항암제, 남성은 효과·여성은 제한적…성별 차이 확인

위암 면역항암제, 남성은 효과·여성은 제한적…성별 차이 확인

기사승인 2026-01-29 14:11:32
김나영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왼쪽), 이정환 전문의.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제공

위암 환자에서 면역관문억제제 치료 효과를 가늠하는 주요 지표로 활용돼 온 PD-L1 발현의 의미가 남녀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나영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연구팀(제1저자 이정환 전문의)은 2018년부터 2024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PD-L1 면역조직검사를 받은 위암 환자 468명을 분석한 결과, PD-L1 발현에 따른 면역관문억제제 치료 성과와 종양의 분자생물학적 특성이 남녀 간에 다르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면역관문억제제는 암세포가 면역세포의 공격을 회피하는 데 사용하는 PD-1/PD-L1 경로를 차단해 T림프구의 항암 작용을 활성화하는 치료제다. 기존 세포독성 항암제나 표적항암제와 달리 인체 면역체계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전이성 위암 등 기존 치료에 반응이 낮은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대안으로 주목받아 왔다.

다만 면역관문억제제의 치료 효과는 환자 간 편차가 커, 이를 예측할 지표로 PD-L1 발현 여부가 활용돼 왔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일관된 기준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 분석 결과, 남성 위암 환자 중 PD-L1 양성 판정을 받고 면역관문억제제를 투여받은 그룹의 중앙 생존기간은 1,314일로, 비투여군(950일)보다 유의하게 길었다. 반면 여성 환자에서는 투여군(897일)과 비투여군(890일) 간 생존기간 차이가 거의 없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차이가 위암의 병리학적·분자생물학적 성차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남성의 경우 PD-L1 양성 위암이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V) 감염과 연관되거나 위 전정부에 발생하는 비율이 높았는데, 이들 특성은 면역 반응이 상대적으로 활발해 면역관문억제제 치료 효과를 높였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여성에서는 PD-L1 양성 위암과 EBV 감염이나 전정부암 사이의 뚜렷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고, 다양한 면역 억제 기전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PD-1/PD-L1 억제제 단독 효과가 제한적이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김나영 교수는 “남녀의 면역 체계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하는 만큼, 면역관문억제제 기반 위암 치료에서도 성차 면역학을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향후 대규모 데이터 연구를 통해 남녀 모두에게 최적화된 면역항암치료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com
이찬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