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진호의 경제 톡톡] 부자가 되는 투자자, ‘시간 경제학’ 이야기

[금진호의 경제 톡톡] 부자가 되는 투자자, ‘시간 경제학’ 이야기

금진호(목원대학교 겸임교수 / 한국연금개발원 연구위원)

기사승인 2020-11-02 13:02:10
▲ 금진호 연구위원
요즘 젊은 세대들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해서 주식 투자한다는 뉴스가 자주 등장한다. 부동산 투자는 목돈이 필요한 '넘사벽'(넘을 수 없는 벽)이니 주식만이 유일한 희망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 필자도 대학에서 ‘청년 부자학’이란 교과목으로 교양강좌를 개설했는데 수강을 하는 대학생들의 열기가 뜨겁다. 이를 탓하는 기성세대도 적지 않지만 어쩔 수 없는 시대 흐름인 것 같다.  

문제는 주식투자를 한다는 것 자체가 아니라 빨리 부자가 되려는 욕망과 조급함이다. 자고 일어나면 몇억씩 집값이 오르고, 주식시장이 코로나19 이후 급격한 회복세를 기록하면서, 한쪽에서는 안도감이, 다른 한쪽에서는 박탈감이 자리 잡는다. 돈이 많은 사람도 돈을 계속 벌려는 이유는 ‘부자’의 상대성이다. 자신의 욕망을 채울 길을 찾고, 그 길을 투자든 투기든 긴 행렬에 참여하게 된다. 어떤 이는 다시 안도감을 느낄 것이고, 또 다른 이는 고통의 결과를 맞이할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빨리 부자가 되는 법은 없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개인들의 주식투자 열풍이 뜨겁다. 한국의 '동학개미', 중국의 '청년부추', 일본의 '닌자개미'까지 주식시장에 뛰어든 개인투자자들을 지칭하는 단어들이 세계 곳곳에서 이야기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로빈후드(Robinhood)와 같은 모바일 주식거래 앱을 통해 개인들이 활발하게 주식 직접투자에 나섰다. 이 같은 개인주식투자 확대는 그동안 기관투자가에 의해 좌우됐던 주식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다. 

이런 개인주식투자 열풍에 더욱 관심이 가는 이유는 그 주체가 경제활동의 중심에 있는 2030 세대인 밀레니얼들이다. 이러한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부터 넓게는 2000년대 후반까지 출생한 인구층을 말한다. 2030 세대의 주식투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뚜렷해진 초저금리 기조로 인해 나타나고 있다. 이미 1997년의 IMF와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경험한 우리나라는 오랜 기간 저금리가 지속되는 지금을 투 적기로 보고 있고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의 관심 투자영역은 4차 산업혁명이다. 또 해외주식 투자에 대해 긍정적이며, 적극적이라는 사실도 주목된다. 디지털세대에 태어난 이들은 유투브와 같은 비대면 채널을 통해 학습하고 활용한다.  

투자금액이 적은 젊은 세대가 가진 최고의 무기는 바로 '시간'이다. 최근 동학개미들이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주식을 샀다가 낭패를 보고 있다. 여러 증권사와 언론사에서 호들갑을 떠는 바람에, 투자자들이 무턱대고 덤벼들었다가 큰 손실을 보고 있다. 물론 더 기다려봐야 하겠지만 주식은 급등주를 따라 투기하는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게 정석이다. 애플이나 테슬라처럼 대박 난 주식에 투자해서 성공한 사람도 있지만, 투자 기간을 길게 잡고 우량한 주식을 보유하다 보면 시간이 많다는 것은 주식시장의 온갖 변동성이나 악재를 시간으로 이겨낼 수 있다.  

시간은 무조건 투자자의 편이다. 10년, 20년, 30년 후를 생각하면, 장기간에 걸쳐 적은 금액이라도 계속 투자를 하는 것이 시장에서 승자가 되는 길이다. '영끌'해 남의 돈으로 투자해 빨리 부자가 되는 방법이 있으면, 그 길로 가도 된다. 그러나 이런 방법이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천천히 부자가 되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 그 길은 반드시 시간이라는 장기적 인내와 함께 해야 한다.
최문갑 기자
mgc1@kukinews.com
최문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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