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 병상 한계 임박...전문가들 "3월부터 요구한 거점병원, 왜 아직인가"

중환자 병상 한계 임박...전문가들 "3월부터 요구한 거점병원, 왜 아직인가"

공공병원에 '코로나 거점병원' 마련하고, 체육관⋅컨벤션 임시병원 구축 병행해야

기사승인 2020-12-09 12:22:56
▲중환자의학회가 제시한 코로나19 거점병원 활용 중환자 진료체계.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최근 중환자 발생 추이를 보면 조만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3차 대유행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거점전담병원 또는 체육관, 컨벤션 등 대형임시병원 구축을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는 수개월 전부터 의학계가 요청해온 방안인데, 코로나 3차 대유행 상황에서 더욱 시급해졌다는 것이다.

김제형 대한중환자의학회 기획이사(고려의대 호흡기내과)는 9일 오전 대한민국의학한림원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맹,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긴급 개최한 'COVID-19 환자 급증에 따른 중환자 진료대책'포럼에서 "현재 수도권의 즉시 입원 가능한 중환자 병상이 0개로 보도되고 있는 상황이다. 거점전담병원, 대형임시병원 등 다른 플랜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코로나 확진자 폭증에 따라 중환자 병상 부족 사태는 이미 시작됐다. 이날 중앙사고수습본부의 '전국 중증환자 전담 치료병상 현황(8일 기준)'에 따르면, 수도권의 즉시 입원가능한 중환자 병상은 서울 6개, 인천 1개, 경기 2개로 총 8개에 불과한 상황이다.

김 교수는 "(확진자 증가추세가)전례없는 상황이다. 단기적 의료자원 확충과 효율성 증대를 위해 기존의 상식을 뛰어넘는 수준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의료현장에서는 거점전담병원 설치와 대형임시병원 구축이 시급하다"고 피력했다.

정부가 각 지역 상급종합병원에 코로나 전담 중환자실 확충을 요구하고, 이들 병원으로 환자를 분산해 치료하는 현재의 방식으로는 폭증하는 중환자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중환자들이 각 상급종합병원으로 분산돼있기 때문에 분산된 병상 파악 어렵고 중증도별 환자 배정이 어렵다. 또 호전 환자를 재이송하거나 출구전락도 어렵다"며 "정부가 최근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 재원적정성 평가위원회를 가동했지만 환자가 폭증한 단계에서는 시스템 마비단계에 놓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의료계는 지난 3월부터 이같은 대책을 제시한 바 있다. 김 교수는 "중환자의학회는 지난 3월부터 권역별 (코로나19)거점전담병원 프로토콜을 관계기관에 제시해왔다. 또 권역 거점전담병원을 꾸리더라도 미국, 유럽과 같은 사태가 우리나라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체육관과 컨벤션을 이용한 대형임시병원 구축을 병행하는 대응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생활치료센터에서 거점 전담병원으로 유증상자를 보내고, 최중증환자와 응급수술환자는 일부 특수환자를 담당하는 상급종합병원에 치료하는 방식이다. 인력의 경우 기존 상급종합병원이 거점병원에 중환자인력을 파견하고, 추가적으로 군의관, 공보의, 간호장교 지원자를 추가 확충하되, 진료손실과 인건비 제반비용은 정부가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성진 여의도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교실 교수(전 대한중환자의학회장)도 "중환자진료전략에 대해 학계는 의학적 관점에 근거해 지난 3월부터 누누히 강조해왔다. 그리고 지금 3차 대유행까지 다다랐다. 중요한 것은 100개의 계획이 아닌 하나의 실천이다. 거점 전담병원은 이해상충에 의해 도출된 방안이 아니다. 만약 거점전담병원 마련이 어렵다면 (정부는) 이해할 수 있는 논리와 근거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합리적인 판단에 근거한 정책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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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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