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방송인 사유리씨가 ‘비혼모’ 선언을 했다. 비혼모는 자발적으로 혼인을 하지 않은 채 아이를 낳아 기르는 여성을 의미한다. 그는 난소 검사를 계기로 이 같은 결심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유리씨는 혈액검사로 난소의 나이를 확인하는 항뮬러관호르몬(AMH) 검사를 통해 자신의 난소 나이가 48세라는 결과를 받았다. 임신할 수 있는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판단한 그는 일본의 정자은행에서 정자를 기증받았다.
난소는 생리와 배란 등 주요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호르몬 분비를 주관해 여성 건강의 컨트롤 타워로 불린다. 난소의 기능은 한 번 저하되면 회복하기 어렵다. 그러나 일상 생활에서 여성이 난소 건강을 스스로 파악하기는 어렵다. 무월경과 생리불순 등은 일상적인 증상으로 치부되기 쉽기 때문이다. 또한 다낭성 난소증후군과 과립막 세포종양 등은 발생 빈도가 높지만, 질환에 대한 인식과 경각심은 높지 않다.
AMH 검사는 난소 내 배란될 난포의 수를 파악해 난소 나이를 측정하는 원리다. 난임 센터, 산부인과, 건강검진 센터 등에서 혈액 검사로 간단히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전자동 검사가 도입되며 정확도와 신속성이 제고돼, 검사 후 2~3일 내에 내 난소의 나이를 확인할 수 있다.
단순히 난소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 외에도 AMH 검사의 용도는 다양하다. 우선, 검사를 톻해 난임 치료에 활용되는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 과배란을 유도할 때 채취해야 하는 난자 수, 과배란 중단 가능성 등을 예측하는 데 필요한 수치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배란유도제의 종류와 용량을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이런 활용도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AMH 검사가 난임의 원인 규명 및 치료를 위해 실시된 경우, 연 1회 건강보험 혜택을 적용하고 있다.
아울러 폐경 시기를 예측하는 단서를 AMH 검사에서 얻을 수 있다. 폐경은 난소의 기능이 쇠퇴해 정상적인 월경이 중지되는 현상이다. 통상적으로 여성들은 47세부터 50세 사이에 폐경을 경험하는데, 여성의 몸에서는 폐경 시점보다 약 10년 앞서 난포 수가 점차 감소한다. 난포 수 감소와 동시에 호르몬 분비에 이상 징후가 관찰되기도 한다. 이후 폐경기에 가까워질수록 AMH 수치가 낮아진다. 이 수치를 통해 폐경 시점을 예상하고, 그에 적합한 건강 관리 계획을 마련할 수 있다. 또한 젊은 연령대의 경우, 난소 기능이 떨어지면서 폐경이 일찍 찾아오는 ‘조기 난소부전’ 여부를 검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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