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최근 정부가 국정감사를 통해 제기된 보장성 강화정책 내실화와 관련해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을 거듭 낮추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치료제 접근성, 약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일부 암 환자들과 희귀난치성 질환 환자들이 다시 한 번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특히 그동안 소외됐던 질환들은 보다 조속한 지원과 치료 환경 변화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유방암과 같이 비교적 잘 알려진 암에도 ‘삼중음성 유방암’과 같은 여전한 치료 사각지대가 존재해 이에 대한 관심과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흔히 유방암은 다른 암 대비 약제가 다양하고, 생존율 또한 높은 편에 속해 ‘착한 암’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30대 암 사망원인 1위, 40대 2위를 차지하는 암 역시 ‘유방암’이며, 특히 젊은 환자에게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삼중음성 유방암’은 치료가 까다롭고 예후가 불량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유방갑상선암센터장 서영진 교수(유방갑상선외과) “3040 젊은 유방암 환자에게 빈번하게 확인되는 삼중음성 유방암은 빠르게 진행돼, 기대여명과 삶의 질을 현격히 낮추는 ‘위험한 암’으로, 다른 유방암에 비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이·재발 잦은 ‘삼중음성 유방암’, 젊은 환자 목숨 위협
40세 이하의 젊은 연령대에서 주로 발생하는 삼중음성 유방암은 에스트로겐 수용체(ER), 프로게스테론 수용체(PR) 및 표피성장인자(HER2) 수용체 3가지 모두 음성인 유방암으로 해외 연구에 따르면 전체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 10명 중 6명이 50세 미만으로 나타났다.
유방암 중에서도 가장 공격적이고 독한 암으로 불리는 ‘삼중음성 유방암’은 전이와 재발이 빈번하고 암이 빠르게 진행된다. 조기 환자 2명 중 1명은 암이 재발하며, 치료를 받더라도 약 1년 만에 암이 빠르게 재발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또 환자 3명 중 1명은 유방에서 먼 부위까지 암이 퍼지는데(원격 전이), 치명적인 뇌, 폐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아 원격 전이 시 5년 생존율은 다른 유방암의(27%)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11%로 조사된 바 있다. 더욱이 호르몬 요법, HER2 표적치료 등을 위한 3가지 주요 표지자가 없어 마땅한 치료옵션도 없었다.
다행히 올해부터 삼중음성 유방암에도 면역항암제가 출시돼 새로운 치료 기회가 마련됐다.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올해 등장한 면역항암제는 질병의 진행과 사망위험을 40% 낮추며, 전체 생존기간도 2년 이상으로 연장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중음성 유방암은 암의 특성 상 면역항암제의 치료효과가 높을 것으로 추정되며, 면역항암제 치료를 고려할 수 있는 환자군도 많은 것으로 조사돼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와 보호자에게 큰 희망을 주고 있다.
▶사회경제적 부담 높은 ‘삼중음성 유방암’ 치료에 사회적 지원 필요
그러나 아직 넘어야 할 산은 있다. 아직 삼중음성 유방암 치료제에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암 환자와 가족을 대상으로 실시된 국내 학회의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약 70%(107명)가 항암 치료 시, 신체적, 정신적 어려움보다 경제적 부담이 더 힘들다고 답변했으며, 특히 현재 치료 중인 비급여 항암 치료비용이 부담된다는 의견은 99%에 달했다.
특히 삼중음성 유방암은 경제활동 혹은 육아에 참여하고 있는 젊은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 사회경제적 부담이 높으며, 환자 개개인과 가정 차원에서도 통상적인 치료비, 간병비 외에도 경제활동 중단, 양육비 발생 등의 경제적 부담이 더해져 지속적인 치료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영진 교수는 “아직도 적절한 유방암 치료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는 삼중음성 유방암에 신약인 티쎈트릭이 등장했지만 여전히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경제적 이유로 치료를 포기하거나 중단해야만 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의료지원에서 소외된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들에게도 효과적인 치료를 적절히 보장하기 위해 정책적 지원이 적극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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