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 심리로 30일 오후 2시에 열린 이 부회장의 대한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에서 이 부회장은 최후 진술을 통해 바른 경영을 다짐했다.
이 부회장은 약 20분간 이어진 최후진술에서 "참회하는 마음으로 이자리에 섰다. 두번 다시는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하면서 이 자리에 섰다"며 "이 사건은 제 인생에 커다란 전환점이 됐다. 1년 가까운 수감생활을 포함해 4년간 조사, 재판 시간은 제게 소중한 성찰의 계기가 됐다"고 재판 과정에서의 소회를 밝혔다.
이 부회장은 "다른 무엇보다 재판과정에서 삼성과 저를 외부에서 지켜보는 준법감시위원회가 생겼다. 재판부께서는 단순한 재판 진행 그 이상을 해주셨다"며 "삼성이란 기업이 우리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할지, 준법문화를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지 나아가 저 이재용은 어떤 기업인이 돼야 하는지 깊이 고민할 수 있는 화두를 던져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그 전에는 선진기업 벤치 마킹하고 불철주야 연구개발에만 몰두하고 최선을 다해 회사를 키우는 게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며 "준법문화라는 토양 위에서 체크, 또 체크하고 법률적 검토를 거듭해 의사결정을 해야 나중에 문제가 되지 않고 궁극적으로 사업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뒤늦게 깨달은 만큼 더욱 확실하게 실천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그러면서 "실제로 저희 회사에서 의미있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작지 않은 변화다. 저 스스로도 준법경영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면서도 "아직은 인정받고 자랑할 만한 변화는 아니다. 첫 걸음을 뗐지만 변화는 이제부터라고 생각하지만 물론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과거로 돌아갈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며 준법경영의 의지을 밝혔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경영권 승계에 대한 평소 소신을 밝혔다"면서 "제 아이들이 경영권 승계문제와 관련해 언급되는 일 자체가 없도록 할 것이고 무노조 경영이란 말도 더는 나오지 않게 하겠다. 다른 약속도 반드시 지키겠다. 국민들과 한 약속 책임지고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최후진술을 하면서 울먹이기도 했다. 그는 "두달 전 이건희 회장님의 영결식이 있었다. 회장님 고등학교 친구분께서 이건회 회장의 예를 전 산업사에서 접하지 못했다며 '승어부' 말을 꺼내셨다"며 " 아버지를 능가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효도다라고 말하셨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선대보다 더 크고 더 강하게 키우는 게 최고의 효도라는 가르침이다. 그 가르침이 지금도 제 머릿속에 강렬히 맴돈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마지막으로 "적절한 부탁인지는 모르겠으나 다 제 책임이다. 죄를 물으실 일이 있다면 저한테 물어주시길 바란다"며 "여기 계신 선배님들은 평생 회사를 위해 헌신해온 분들이시다. 이 분들은 너무 꾸짖지 말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울먹이면서 최후진술을 마쳤다.
eunsik8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