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은 18일 성명서를 통해 “재난은 불평등하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장애인이 일상에서 경험하는 분리·배제·제한·거부 등의 차별적 조치를 더욱더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며 “중증장애인은 코로나19 감염의 위험뿐만 아니라, 돌봄 공백의 위협에 노출됐다.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도, ‘장애인은 이미 존재하는 건강 상태의 취약성, 일상생활을 의존해야 하는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바이러스 감염에 더 위험하다’고 했다. 감염병 전파를 막기 위한 ‘K-방역’은 장애인의 이러한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못했고, 중증장애인은 시설과 집구석에 대책 없이 방치됐다”고 비판했다.
중증장애인 확진자에 대한 생활 지원도 미비했다. 지난해 12월 16일, 서울시에 거주하는 중증장애인 A씨(근육,지체장애·심한장애)는 확진 판정 이후, 병상 부족으로 인한 입원이 지연되고 자택에서 홀로 격리됐다. 확진되고 하루가 지나서야 방호복을 착용한 가족이 활동지원인력으로 투입됐다. 4일이 지난 20일 서울의료원에 입원 후 간호사에 의한 생활지원을 받고 22일 음성판정 후 퇴원했다.
A씨는 입원 지연 당시 “‘입원 이후에는 생활지원인력이 있느냐’고 문의하기도 했지만, ‘병상에 들어간 이후로는 생활지원인 없이 기저귀를 차고 신변처리를 할 수 있다’정도의 어처구니 없는 안내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안동에서 발생한 발달장애인 확진자 B씨의 경우, 병원 내 지원인력이 없어 확진되지 않은 가족이 동반 입원해 당사자를 지원하기도 했다. 결국, 코로나19 상황에서 장애인 확진자에 대한 생활지원은 가족의 책임과 부담으로 전가된 것이다.
전장연은 “더 이상 돌봄의 책임을 가족에게 전가하거나 중증장애인의 삶을 방치하지 말고, 사회서비스의 국가 책임을 강화하라”며 “사회서비스원법 제정은 든든한 공적 지원체계를 만드는 첫걸음이다. 그런데 그 첫걸음조차도 민간서비스 공급주체들의 이기때문에 더디게 가고 있다. 특히나 생명과 안전을 위협받는 코로나19 감염병 팬데믹 시기,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촘촘한 사회안전망으로서 기능하는 사회서비스원 설립과 사회서비스원법 제정을 조속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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