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국민의힘 경선레이스 선두를 달리는 두 주자가 제대로 맞붙었다. 공약의 실행 가능성, 정치 경력 등을 둘러싼 오세훈·나경원 예비후보의 날 선 공방이 이어졌다.
오세훈·나경원 후보는 23일 오후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3차 맞수토론’에 2부 토론자로 나섰다. 오 후보는 먼저 나 후보의 ‘숨트론’을 지적하며 현실성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숨트론은 6조원을 서울신용보증기금에 넣어 120만명의 자영업자·소상공인 등에게 최대 5000만원까지 1% 초저리 장기대출을 제공하는 공약이다
이를 두고 오 후보는 “돈 많이 드는 공약을 내놨는데, 1년짜리 선거에서 현금 나눠주는 정책이나 복지정책이 실현 가능한 게 있나”라며 “작년에 추경으로 편성돼 꼬리표가 붙어서 서울시에 내려온 예산이 5조원 정도 된다. 어떻게 숨트론으로 대출을 보전하나”라고 물었다.
나 후보는 “예산을 다이어트하고 추경에서 깎을 건 깎겠다. 2조원만 넣어도 숨트론 기금을 만들 수 있다”고 맞섰다.
이에 오 후보는 “사실 서울시장이 쓸 수 있는 예산이 수천억원 정도밖에 안 된다. 다시 말해 1년 동안 하실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며 “단언컨대 2조원은 못 만드신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나 후보는 “그런 자세로 전시상태의 서울을 극복할 수 없다. 필요하면 꼬리표 나오는 추경을 국회에 가서 설득하자. 왜 그렇게 소극적으로 서울시정을 하려고 하나”라고 받아쳤다.
잇단 공격에 나 후보는 오 후보의 과거 발언을 꺼내 “남 탓만 한다”고 비판했다. 전날 오 후보는 MBC ‘백분토론’에 출연해 “(나 후보는) 원내대표 시절에 아무것도 얻어낸 게 없으시다”고 공격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나 후보는 “그 말씀을 듣고 참 야속했다. 원내대표로서 저는 제 책임을 다했다. 그런데 오 후보는 그걸 비난하고 총선패배 탓을 하신다. 안타깝게도 오 후보는 누구 탓으로만 돌린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이제 남 탓하는 정치는 안 된다. 국민의힘 중심으로 플랫폼을 만들어 미래로 가야 한다”며 “이런 점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정치를 하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오 후보는 “나 후보가 총선패배 책임론으로 마음이 상하신 것 같은데 장외투쟁을 열심히 한 것을 비난한 게 아니다”라며 “결과적으로 얻어낸 게 없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뼈아프신 것 같지만 결과적으로 정치는 책임”이라고 응수했다.
거친 토론의 승자는 나 후보가 됐다. 토론평가단은 나 후보자를 승자로 선택했다. 이에 따라 나 후보는 맞수토론 3전 전승을, 오 후보는 2승 1패를 기록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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