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오는 4월 7일, 1년이지만 시민들을 이끌 대표자를 일부지역에서 뽑는다. 하지만 내가 사는 지역에서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지, 어떤 이유로 선거를 치르게 됐는지, 후보의 이름과 이력, 공약은 무엇인지를 묻는다면 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이 글에서는 취재과정에서 느낀 잘못된 선거의식과 그 결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가장 최소단위의 협의체이자 입법기구 중 하나인 강동구의회 이야기가 소재다. 이들은 관심을 갖기 시작한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여간 끊임없이 기사거리를 제공했다.
내용도 구의원 개인의 일탈부터 구의회 집단의 현실인식 문제, 위법적 조례개정행위, 동료 구의원과 사무직원을 향한 집단적 따돌림까지 다양했다. 자세한 내용은 강동구의회나 강동구로 관련 기사를 검색하면 확인할 수 있다.
다만 기자수첩이라는 형식을 빌려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기초의원들의 자질과 의식문제에 앞서 좀 더 근본적인, 유권자들이 선거를 받아들이는 자세가 바뀌어야한다고 느끼게 된 배경이다. 정말 우리는 한 표의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행사하고 있을까?
강동구의회를 취재하며 이런 의문이 강해졌다. 분명 구의원들 또한 지역민들의 선택을 받아 개인당 5000만원 가까운 세금을 연봉으로 받으며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구민이 아닌 정당 지역위원장들이나 정치인, 지역 유지에게 잘 보이면 당선될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해보였다.
단적으로 최근 70대의 나이로 3선 구의원으로 활동하다 공금횡령과 일명 ‘몸캠’으로 구설에 올라 제명된 구의원이 있다. 그렇지만 부끄럽지도 않은 듯 당당히 구의회에 나와 골프를 치러 가고, 다시 구의회로 돌아올 것이라고 공공연히 말하고 다닌다는 소식까지 들려온다.
구의원 의장단 등 지도부는 의회운영의 위법성과 비상식적 행태에 대한 지적조차 무시하고, 잘못을 고치기보다 공익제보자를 색출해 문제가 외부로 새나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잘못은 덮고 시간을 흘려보내며 망각을 유도했다.
어차피 유권자들은 대통령이나 시·도 자치단체장, 국회의원 정도를 뽑는 데에도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니, 기초·지방의회 의원정도는 1장의 공보물과 인터넷 검색에서 큰 문제만 드러나지 않으면 지지정당이나 선거분위기에 따라 당선될 것이라는 인식도 공공연하다.
더는 이래서는 안 된다. 학교의 청소부장을 뽑더라도 깨끗한 환경에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와 실현능력, 기본적인 자질을 갖춘 인물을 고민하는데, 호주머니에서 나간 세금으로 월급을 주는 이들이자 뜻을 대변해야할 이들을 뽑으며 시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를 대충 선택해도 될까.
부디 이번 재·보궐선거부터는 자질과 인성을 갖춘 인물, 진정 시민을 대표할 수 있는 인물을 뽑으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최소한 시민을 무시하고 잘못된 점을 고치려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 이들은 뽑아서는 안 될 것이다. 대충이라도 이런 이들은 걸러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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