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운의 영화 속 경제 이야기]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Snow White and the Seven Dwarfs, 1937)’와 프렌드십 경영

[정동운의 영화 속 경제 이야기]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Snow White and the Seven Dwarfs, 1937)’와 프렌드십 경영

정동운(전 대전과학기술대학교 교수)

기사승인 2021-04-14 16:19:33
정동운 전 대전과기대 교수
월트 디즈니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1937년 12월 21일, 백설공주가 탄생하였다. ‘칠흑같이 까만 머리, 눈처럼 하얀 피부, 사과처럼 발그레한 볼, 은방울 구르듯 고운 목소리’를 지닌 아름답고 착한 공주다. 이 영화는 동화 '백설공주'의 이야기를 83분짜리로 만들어졌는데, 영화사상 최초의 장편 만화영화다. 이 백설공주 이야기는 너무나 잘 알려져 있으므로 내용은 생략하고,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들과의 관계에 초점을 맞춰 그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미국 보스턴 대학에서 7세 어린이 450명의 일생을 40년에 걸쳐 추적하였는데, 성공과 출세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끼친 요인으로, 첫째,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능력, 둘째, 좌절을 극복하는 태도, 셋째,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을 꼽았다. 이는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증명해주는 결과이다. 왕비를 까다롭고 못된 상사라고 본다면, 백설공주는 아름답고 착한 부하이다. 그런 공주가 왕비에게 잘못했을 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왕비는 공주의 외모를 질투하여 제거하려 한다.

이를 직장으로 바꿔보면, 직장 내에서의 인간관계는 구성원에 따라 상사, 동료, 그리고 부하와의 인간관계로 구분된다. 그 중 백설공주의 가장 두드러진 동료(즉, 조력자)는 일곱 명의 난쟁이들이다. 그들은 갈 곳이 없는 백설공주에게 거처할 공간을 제공해 줌으로써, 사악한 왕비에게 쫓기는 주인공을 구원해준다. 또한 사악한 계모가 행하는 두 번에 걸친 위험에서 구해낸다. 그러나 세 번째 위험에서는 구해내지 못한다. 이 영화에서 왕자가 키스 한 번으로 백설공주를 살렸다는 사실은 잘못이다. 백설공주의 새로운 친구들인 일곱 난쟁이들이 그녀에게 큰 도움이 된다. 백설공주가 예뻐서가 아니라 그녀가 부지런했고, 난쟁이들을 동료로 받아들여 그들의 충심에 불을 지폈기 때문이다. 이처럼 백설공주 이야기는 동료들에게 소중한 사람이 되어 그들을 자기편으로 만드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말해준다.(캐리 브루서드 저․박은주 옮김, '신데렐라 성공법칙', 김영사, 2006, pp.56~57.).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의 관계는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동료와의 관계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프렌드십’의 전형이다.


동료를 뜻하는 영어단어를 몇 개 살펴보자. Colleague(서로의 실력과 자존심을 대우하여 불러주는 의미의 동료), Co-worker(같은 직장에서 서로 협조하면서 일하는 직장동료), Fellow-worker(동고동락한다는 의미의 동료), Comrade(고난과 투쟁의 경험을 같이 한 동지 혹은 동무) 등이 있다. 동료가 Colleague라면 서로 직업적 자부심과 명예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고, Co-Worker라면 서로 협조해야 하고, Fellow-Worker라면 동고동락의 연대감을 가져야 하고, Comrade라면 옳은 것을 위해 힘을 합쳐 투쟁해야 할 것이다.(양현수, “[영어를 통해 본 세상(32)] ‘동료’를 뜻하는 말”, 조선일보, '주간조선', 1911호, 2006. 7. 3. 참조).

이러한 동료와의 관계를 중시한 경영은 ‘프렌드십 경영’이라 표현된다. ‘조직 내 프렌드십(Workplace Friendship)’은 ‘직장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의 신뢰와 헌신, 애정의 바탕 위에 관심사와 가치를 공유하는 비배타적인 관계’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조직 내 프렌드십은 다음과 같은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 즉, 같은 직장 내에 절친한 친구가 있다면 조직 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리고 구성원 개인의 심리적인 측면에서 안정과 활력을 줄 뿐만 아니라 실제적인 업무 생산성 증가에도 도움이 된다. 나아가 동료들 간의 끈끈한 인간관계는 내부 직원의 조직 몰입도를 높여주고 인재의 이탈을 막는 효과도 있다. 직장만이 아니라 사회생활에서 “친한 사람들의 명단은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는 현금과 같다”는 필 포터의 말은 말 그대로 사실이다.
최문갑 기자
mgc1@kukinews.com
최문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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