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고령화 시대와 초저금리 기조로 인해 퇴직연금 관리의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는 상황. 노후 생활의 질을 좌우할 퇴직 자산에 대한 근로자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나에게 맞는 퇴직연금 유형은 어떤 것인지, 어느 금융사에 맡겨야 수익률이 높을지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빠르게 성장하는 퇴직연금, 500조 시장 머지않았다
퇴직연금은 지난 2005년 12월 처음 도입됐다. 근로자가 은퇴 이후 안정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다. 도입 이후 가입자 수와 적립금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퇴직연금 적립금은 2018년 190조원, 2019년 221조원, 지난해 255조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총 적립금은 255조5000억원 규모다. 최근 3년간 평균 증가율이 14.9%에 달한다. 머지않아 300조, 수년 내 500조를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나에게 맞는 퇴직연금 유형은…젊은층 DB·중장년층 DC
퇴직연금은 유형에 따라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개인형퇴직연금(IRP)으로 나뉜다. DB형은 퇴직급여가 사전에 결정되는 제도다. 사용자(회사)가 퇴직금을 외부 금융기관에 위탁하고 매년 최소 적립금 이상을 적립해 근로자 퇴직 시 방식이다. 사용자가 적립금 운용 방법을 결정하고, 운용 결과에 대한 책임도 진다. 대체로 예금이나 적금 등 손실 가능성이 없는 안전자산 위주로 운용된다.
DC형과 개인형IRP는 근로자가 운용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먼저 DC형의 경우 사용자가 사전에 확정된 금액을 근로자 계좌에 넣는다. 근로자가 해당 자금을 운용하고, 책임도 진다. 운용 성과에 따라 수익을 낸다면 퇴직금이 더 늘어날 수도 있고, 손실을 보면 줄어들 수도 있다. 개인형IRP는 근로자가 퇴직 및 이직 시 받은 퇴직금을 개인 명의 계좌에 적립해 스스로 운용하는 방식이다.
나에게 가장 적합한 퇴직연금 유형은 어떻게 찾아야 할까
통상 금융업권에서는 근무 상황과 연봉상승률, 자신의 투자 성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고 권한다. DB형은 보통 예상 근속기간이 길고, 임금 상승률이 높은 회사의 근로자에게 유리하다. 직장을 자주 옮기거나, 연봉 상승률이 낮은 경우, 또 근속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중장년 근로자 등은 DC형이 더 유리하다는 평가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앞으로 근무할 기간이 많이 남은 젊은 세대는 DB형을 선택했다가 후에 DC형으로 전환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투자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젊은층도 DC를 눈여겨볼 만 하다. 연봉 상승률을 넘는 운용 성과를 바라거나, 자신이 있다면 그렇게 선택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높은 수익률 안겨줄 매력적인 증권사 어디?…신영증권 ‘우수’·현대차증권 ‘저조’
증권사는 다른 업권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은행과 보험이 평균적으로 3~4% 이상의 수익률을 내지 못하고 있는 반면, 증권사는 10%대 수익을 올리는 곳이 많다. 높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은행이나 보험보다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아서라는 평가도 나온다.
증권사 중 퇴직연금 사업자로 등록된 곳은 총 15개사다. 이중 최근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는 곳은 신영증권이다. 신영증권은 지난 1분기 말 기준 최근 1년간 DB(8.45%)·DC(23.18%)·IRP(27.39%) 수익률이 전체 사업자 중 가장 높았다.
10년 장기수익률 기준으로 보면 DB형에서는 신한금융투자(2.86%)가, DC형에서는 신영증권(3.37%)과 유안타증권(3.37%)이, IRP는 하나금융투자(3.18%)가 각각 높은 성과를 보였다. 10년 장기 수익률 기준 증권사 중 비교적 저조한 곳은 현대차증권(DC형 2.60%, IRP 2.28%)이었다.
금융투자업계 한 전문가는 “사실상 수익률 면에서 잘 운용하고 있는 곳을 보려면 한 해 수익률이 반짝 높은 곳은 의미가 없다. 지속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는 곳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최초로 퇴직연금 사업자에 대해 평가를 진행한 결과 종합평가 우수 부문으로는 증권사 중 미래에셋증권이 선정됐다. 운용상품 역량 부문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수수료 효율성에서는 KB증권이 대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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