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평가인증원은 환자안전 보고학습시스템을 통해 수집된 환자안전사고 보고현황을 담은 ‘2020년 환자안전 통계연보’를 28일 공개했다.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환자안전사고 자율보고는 총 3919건으로 월 평균 약 1160건이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2019년에 비해 1966건(116%) 증가한 수치다.
보고자의 대부분은 ‘환자안전법’에 따라 병원에 배치된 환자안전 전담인력 69.3%이었다. 그 외 보건의료인 25.2%, 보건의료기관의 장 5.3%, 환자 보호자와 환자가 각각 0.1%씩 보고됐다. 여전히 환자 보호자 및 환자가 직접 보고하는 건수는 저조한 것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보고가 가장 활발한 지역은 경기 지역(19.6%)이었다. 서울(16.8%), 부산(12.8%), 경남(9.6%), 대구(9.2%) 순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관 종별로 보면 종합병원 35.6%, 상급종합병원이 16.5%로 주로 규모가 큰 의료기관에서 보고가 활발했다.
가장 많이 보고된 사고의 종류는 낙상(49.6%)이었다. 투약 31.1%, 검사 3.4%, 처치/시술 1.1%, 진료재료 오염/불량 1.1%가 그 뒤를 이었다.
특히 보고된 사고건수 중 70세 이상의 고령환자에서 전신쇠약으로 인한 낙상 사고가 47.7%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또한 40대까지 한 자릿수(6%)에 그쳤던 보고건수는 50대 18%로 보고건수가 급증하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증가폭이 컸던 사고종류는 '마취'로 2019년 7건에서 지난해 13건으로, 전산장애는 2019년 3건에서 지난해 5건으로 전년 대비 두배 가까이 보고됐다. 또한 환자의 자살 및 자해는 33.7%(123건), 처치 및 시술은 32.2%(160건)로 비교적 높은 증가폭을 보였다.
사고가 환자에게 미친 영향별로 살펴보면 위해없음이 50.2%, 치료 후 후유증 없이 회복 28.1%, 일시적인 손상 또는 부작용 13.7% 등 대부분 경증이거나 위해가 없는 수준이었다. 장기적인 손상 또는 부작용 6.7%, 영구적인 손상 또는 부작용 0.3%, 사망 0.9% 등 위해정도가 높은 사고는 전체 보고건수의 7.9%에 그쳤다.
향후 환자안전사고 보고건수는 지속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2016년 200병상 이상의 병원급 의료기관의 환자안전 전담인력 배치 의무화한데 이어 올해 1월부터는 해당 규모 의료기관에서 중대한 환자안전사고 발생 시 보고를 의무화했기 때문이다. 올해들어 환자안전사고 보고건수는 1월 980건, 2월 1260건, 3월 1164건으로 아직까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임영진 인증원장은 "환자안전사고 보고의 증가는 국내 환자안전사고의 증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환자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개인의 책임이나 처벌이 아닌 시스템적인 오류를 찾아내고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환자안전에 대한 인식이 올바른 방향으로 바뀌고 있음을 나타내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부터 시행된 중대한 환자안전사고 의무보고 제도가 안전한 의료시스템 구축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제도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제도적‧정책적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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