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8월 발매한 첫 영어 싱글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한국 가수 최초 핫 100 1위’ 기록을 쓴 방탄소년단은 같은 해 10월 피처링한 조시 865·제이슨 데룰로의 ‘세비지 러브’(Savage Love), 11월 낸 ‘라이프 고스 온’(Life Goes On)을 모두 핫 100 정상에 올렸다. 첫 1위곡부터 네 번째 1위곡을 만들기까지 걸린 기간은 단 9개월.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세운 7개월2주(2006년~2007년) 이후 가장 단기간에 세운 기록이다. 그룹으로는 1970년 잭슨파이브(8개월2주) 이후 51년 만에 가장 짧은 기간에 핫 100 1위곡을 4곡 만들었다고 빌보드는 설명했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다운로드가 폭발적이었고 스트리밍 횟수도 나쁘지 않았다. 특히 라디오 방송 횟수가 대단했다”고 짚었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버터’는 인기 팝송을 다루는 톱 40 포맷의 미국 내 180개 라디오 방송사에서 모두 방송됐다. 정 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의 미국 내 위상을 보여주는 수치”라면서 “슈퍼스타(방탄소년단)가 신곡을 냈으니 모든 매체가 집중해 방송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현지 프로모션을 맡은 컬럼비아 레코즈는 일찌감치 ‘버터 버스 투어’를 돌며 라디오 DJ들에게 신곡을 들려주는 등 열띤 홍보로 힘을 보탰다.

영어 싱글이 잇따라 성공을 거두면서 방탄소년단의 ‘투 트랙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 ‘맵 오브 더 솔’(MAP OF THE SOUL) 등 묵직한 메시지를 담은 연작 음반과 달리, ‘다이너마이트’와 ‘버터’는 가볍고 경쾌해 쉽게 즐기기에 좋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영어 싱글로는 밝고 대중친화적인 곡을 발표하는 한편, 기존에 해오던 깊이 있는 음악과 치유 메시지는 음반 단위로 선보이는 전략”이라면서 “밝고 희망찬 댄스팝이 방탄소년단의 두 번째 무기가 된 셈”이라고 봤다.
방탄소년단이 ‘버터’로 그래미 무대를 다시 밟을지도 관심사다. 이들은 지난 3월 열린 그래미 시상식에서 한국 대중가수 최초로 ‘베스트 팝 그룹/듀오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상을 타지는 못했다. 정 평론가는 “그래미는 작품성과 흥행여부 등 여러 요인을 종합해 시상하기 때문에 섣불리 예측하긴 어렵다”면서도 “방탄소년단은 이미 ‘다이너마이트’로 그래미에 노미네이트된 바 있어서, 다음 그래미에서 후보로 거론될 가능성은 이전보다 훨씬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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