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 손가락질받는 신세됐다" 권영진 백신 해프닝 사과 촉구 청원

"대구시민, 손가락질받는 신세됐다" 권영진 백신 해프닝 사과 촉구 청원

청원인 "쪽팔려서 대구서 살 수가 없다"
화이자 본사, 국제기관과 수사

기사승인 2021-06-04 06:26:22
화이자 백신.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대구시와 대구 의료단체가 정부에 구매를 주선한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도입이 해프닝으로 끝나자 권영진 대구시장을 상대로 백신 도입 추진 과정을 밝히라는 국민청원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대구시민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3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권영진 대구시장의 공식 사과를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더이상 쪽 팔려서 대구에서 살 수가 없어 청원을 남긴다"고 말문을 열었다. 

청원인은 "일개 무역회사의 연락을 받고 화이자 백신 구매를 정부에 주선하겠다고 했다"며 "백신이 해외직구 상품도 아니고 보따리상 밀수품도 아닌데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누가 봐도 상식적으로 안될 일을 한 것은 자신의 정치적 야욕을 위해 움직인 것이며 그로 인해 시민들은 타도시로부터 손가락질 받는 불쌍한 신세가 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홍보는 주도적으로 해놓고 이제와서 발 빼는 모습을 보인다"며 "백신 도입 추진 과정에서 대구시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청원은 4일 오전 6시20분 현재 1179명의 동의를 얻었다. 사전 동의 100명 이상이 돼 관리자가 공개를 위한 검토중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앞서 대구시의사회와 의료기관 모임인 메디시티협의회 등은 화이자 백신 공동개발사인 독일 바이오엔테크를 통해 국내 백신 공급을 추진해왔다. 대구시는 관련 내용을 검토한 후 화이자 백신 3000만 명분을 3주 안에 공급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안을 정부에 전달했다. 

권 대구시장은 1일 코로나19 범시민대책회의에서 "백신 수급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걸 알고 메디시티대구협의회에서 다양한 경로로 도입을 추진해왔고, 최근에 가시적인 단계까지 왔다"고 말해 주목 받았다.

이와 관련해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화이자는 전 세계적으로 각국 중앙정부와 국제기구에만 백신을 공급하고 있고 어떤 제3의 단체에도 한국에 백신을 판매 유통하도록 승인한 바 없다"고 설명했다.

또 "대구시에서 연락한 무역업체는 공식 유통경로에 있는 업체도 아니고 해당 제안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에 대한 거래가 아닌 것으로 파악돼 진위 여부가 의심되는 상황이다"며 말했다. 

아울러 "화이자 본사 쪽에서 이 무역업체 진위 여부를 파악 중이며 국제 수사기관과 협력해 조사를 해보고 불법 여부 있다면 가능한 법적 조치까지 취하겠다는 입장을 전달받았다"고 덧붙였다. 

권 대구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SNS에 정부 백신 대책을 비판하며 "우리가 어쩌다가 국군 장병 55만명분의 백신을 미국으로부터 원조받았다고 감읍해야 하는 나라가 됐나"라면서 "개념 없는 정치야, 무능한 정부야, 비겁한 전문가들아"라고 비판해 논란이 일은 바 있다.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