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일찍 출발하여 정방폭포와 서복전시관을 볼 수 있었다. 정방폭포는 제주특별자치도 도립공원으로 입장료를 1인당 2,000원을 징수하고 있다. 정방폭포는 한라산 남쪽 기슭에 발달한 폭포로, 폭포수가 바다로 떨어지는 동양 유일의 해안 폭포이다. 여름에 멀리서 바라보면 더욱 멋지다고 하여 정방하폭(正房夏瀑) 또는 정방관폭(正房觀瀑)이라고도 한다. 제주도 3대 폭포 중의 하나이자 제주 영주십이경(瀛州十二景) 중 하나이다.
정방폭포는 높이 23m, 너비 10m로 주변 보호면적은 10,529㎡이다. 폭포 양쪽에 주상절리가 잘 발달한 수직 암벽이 발달하였고 노송이 우거져 있다. 기원전 중국 진시황의 명으로 영주산(한라산)에 산다는 신선을 찾아 왔던 서복(서불)이라는 사람이 폭포의 경치에 반하여 폭포 절벽에 '서불이 이곳을 지나가다'라는 뜻의 글자를 새기고 돌아갔고, 이 때문에 서귀포라는 지명이 생겼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폭포 서쪽 암벽 위에 서복전시관이 있고, 폭포에서 서쪽으로 약 300m 떨어진 바닷가에는 큰 동굴이 있는데, 동굴 안에는 전국에서 가장 큰 석불좌상이 있다. 돌아오면서 이중섭미술관에 가서 이중섭의 일생과 그가 남긴 작품과 편지를 보면서 예술가의 삶이 쉽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다. 이중섭의 부인이 일본인이라서 일본어로 쓴 편지가 눈에 띄었다. 이중섭 대표작품을 새긴 여권지갑을 사가지고 왔다.
천지연폭포는 하늘과 땅이 만나 이루어진 폭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높이 22m, 너비 12m, 못의 깊이 20m로 안산암으로 이루어진 기암절벽에서 세찬 폭포수가 떨어지는 폭포다. 폭포 일대는 아름답고 멋진 계곡으로 이어지고 있어 관광객이 많이 찾고 있다. 천지연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이 장관을 이루고, 계곡 아래로 상록수와 양치식물 등이 자라고 있어 시원스럽게 보인다. 이곳에서 자생하는 아열대성 상록수인 담팔수(膽八樹)는 천연기념물 제163호로 지정되어 있다. 그 밖에도 가시딸기와 송엽란(松葉蘭) 같은 희귀식물들이 분포하고 있어 계곡 전체가 천연기념물 제379호로 지정되어 보호 관리되고 있다.
폭포 아래 물속 깊은 곳에는 열대어의 일종인 무태장어가 서식하고 있다는 안내 설명이 나와 있었다. 천지연폭포는 ‘제주도 무태장어 서식지’라는 명칭으로 천연기념물 제27호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 전에 교직원연수를 와서 바다낚시를 좋아하는 교수가 장어를 잡은 이야기를 과장하여 한 기억이 떠올라 혼자 웃었다. 우리가 간 날에 천지연폭포를 배경으로 신혼여행 사진 콘테스트를 하여 입상한 작품이 전시되고 있었다. 우리 부부는 1983년 4월 5일 결혼을 하고 제주도 신혼여행을 계획하였지만 비행기 표를 구할 수 없어 경주와 부산으로 간 추억이 되살아났다. 입상한 사진을 천천히 보면서 옷차림이 지금과 많이 다르고 조금 수줍은 모습의 신부 모습을 보면서 격세지감을 느꼈다.
저녁식사는 고씨네 잔치국수(서귀포시 중앙로79번길 4, )에서 멸치국수(6,000원)와 수육(10,000원)을 먹었다. 국물이 시원하고 면이 부드러워 맛있게 먹었다. 호텔에서 주변 맛집으로 고씨네 잔치국수를 소개하고 있어 갔는데 좋았다. 아랑조을 맛거리에는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 많다. 이 여행에서 느낀 점은 구태여 비싼 음식을 먹는 것보다도 가성비 높은 향토음식 또는 전통음식을 즐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