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대한의사협회가 달라졌다. 과거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 대부분을 반대하고 보이콧하던 의협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이 취임한 지 100일이 지났다. 앞서 최대집 전 의협 회장 집행부는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이른바 문재인 케어를 저지하겠다며 정부의 의료정책 대다수와 날을 세웠다. 문재인 케어의 주된 정책 중 하나인 비급여의 급여화를 저지하기 위해 합법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을 통해 강력 대응에 나서겠다고 했었다.‘의료를 멈춰서라도 의료를 살리겠다’고 적힌 머리띠를 묶고 집회, 시위를 수차례했지만, 내부에서 실익이 없다는 비판에 시달리며 삭발, 단식 등 행동을 이어갔지만, 정부의 정책 변화까지 가져오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두 차례 탄핵 위기를 겪었고, 지난해 전국의사총파업에 나서기도 했다.
올해 5월부터 임기를 시작한 이필수 의협 회장은 앞선 집행부와 달리 정부여당과의 소통, 대화를 강조했다. 이 회장은 취임하면서 ‘품위있고 당당한 의사협회’, ‘국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의사상’을 만들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집행부는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정치권, 각계 각층의 영향력 있는 인사들과 접촉해 의료 문제를 이슈화 하는 데 힘썼다. 불법 대리수술 문제가 불거지자 의사 자율정화 강화 의지를 내비치며 중앙윤리위원회 기능 강화, 전문가평가제 추진단 활용 등 자율적인 내부정화 강화방안을 제시했다. 또 의료기관 내 무면허 의료행위 근절을 위해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불법 무면허 의료행위 근절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금고형 이상 범죄 시 의사면허 취소법’, ‘수술실 CCTV 의무화’ 법안 등이 묶여 있다. ‘의사면허취소법’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계류 중이며 ‘수술실 CCTV 의무화’ 법안은 복지위 법안소위에서 여전히 논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해 말부터 해당 법안들의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 진행, 성명서 발표 등을 이어갔지만, 실제 통과로 이어지지 못했고 향방도 불투명하다.
정부여당과 소통하지 않던 의협도 달라졌다. 한 여당 복지위 위원실 관계자는 “지난 집행부에서는 반대 성명만 발표하고, 우리 정당과는 말조차 섞지 않았다. 국민의힘이랑만 소통했던 것으로 안다”며 “이번에는 먼저 손을 내밀고 정책에 대한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 논의를 통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12일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백신 접종에 대한 국민의 과도한 불안감을 덜어드리고 접증을 독려하고자 취임식 이후 첫 번째 일정으로 백신 접종에 나선바 있다. 집행부 임원진이 선별진료소 봉사와 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진 봉사에 나서기도 했다. 안전하다는 인식을 국민에게 심어주기 위한 취지였다”며 “국민과 의료진을 위해 우리 협회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내고 있다. 국민이 바라보는 의사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회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겠다는 목표를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건의료 관련 주요현안에 의료계 목소리를 내기 위한 채비를 해놓았다”며 “여러 협의체 참여를 통해 의료계 동의 없는 일방적 정책 추진을 사전에 차단하고, 전문가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대정부 관계 회복을 통해 의정 간 소통 및 협조체계 구축에 힘쓰겠다. 더 나은 의료를 위한 의사들의 충심과 진정성이 가닿도록 부단히 대화와 소통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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