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지난달 주식시장은 테이퍼링(자산 매입축소)과 반도체 불안 속에 증시가 크게 조정을 겪었다. 기업공개(IPO) 대장주의 잇딴 상장과 SK합병, 리콜 악재가 터진 LG화학 등이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주식시장 뒤집은 반도체 쇼크
외국인은 이달 국내증시에서 7조원 넘게 주식을 팔아치웠다. 특히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였다. 삼성전자에 대한 순매도 금액만 6조원이 넘는다. 외국인이 국내 반도체 종목을 대거 던진 배경에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조기종료 우려가 있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오는 4분기 D램 가격이 최대 5%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모건스탠리 등이 메모리 초과공급에 따른 업황 둔화를 전망하는 보고서를 내는 등 부정적 평가가 이어졌다.
다만 지난달 마지막 거래일인 31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3% 가까이 상승 마감했다. 반도체 가격인상 소식이 나온 영향이라는 평가다. 세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1위인 대만 TSMC가 수익성 하락을 막기 위해 반도체 가격을 최대 20% 올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국내 기업들도 TSMC의 인상 추세를 따라갈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테이퍼링 이슈
반도체 쇼크 외에도 지난달 주식시장은 테이퍼링 우려 속에 흔들렸다. 미국이 조기 테이퍼링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일부 악재로 작용한 양상이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경제정책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이벤트인 경제정책심포지엄 ‘잭슨 홀 미팅’에 시장의 이목이 쏠렸다. 지난달 27일~28일(현지시간) 심포지엄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테이퍼링의 연내 도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연내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점이 강조됐다.
#IPO대장주들, 엇갈린 주가 행보
지난달은 공모주 청약이 대거 몰려있어 투자 열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지난 7월 말부터 지난달 초에 청약과 상장을 진행한 종목만 10개사가 넘는다. 특히 시장의 이목을 끌었던 두 종목은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이다. 상장 전부터 고평가 논란에 시달렸던 두 회사는 청약에서도, 상장 이후 주가 흐름에서도 엇갈린 양상을 보였다. 카카오뱅크는 청약에서 58조원이 넘는 증거금을 끌어모았다. 지난달 6일 상장일에도 상한가에 거래를 마감했다.
반면 크래프톤은 청약 증거금 5조원을 간신히 넘겼다. 지난달 10일 상장일 종가가 45만4000원으로 공모가(49만8000원)를 밑돌았다.
#SK와 SK머티리얼즈 합병
지난다라 20일 SK는 SK머티리얼즈와의 합병안을 공시했다. 합병을 통해 반도체와 반도체 소재사업을 기반으로 사업형 지주회사로 변모하겠다는 입장이다. SK머티리얼즈가 특수가스 등 사업부문 일체를 물적 분할해 신설법인을 세우고, 존속지주사업(SK머티리얼즈 홀딩스) 부문과 SK가 합병하는 방식이다. 합병 비율은 1대 1.58이다. 일각에서 물적분할 합병안이기에 SK주주에게는 유리하고, SK머티리얼즈 주주에게는 불리하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배터리 대장주 교체? LG화학 리콜쇼크
배터리 대장주로 꼽혀온 LG화학이 리콜 사태로 주가가 내려앉았다. LG화학 배터리를 탑재한 제너럴모터스(GM)의 2조원대 전기차 리콜을 발표하면서다. 리콜 차량의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한 배터리셀을 LG전자가 모듈화해 GM에 납품했다.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의 리콜 충담금 부담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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