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현대중공업이 코스피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에 형성, 이후 상한가)’에는 실패했지만 공모가 대비 양호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조선업황 개선 속에 주도주 역할을 할 수 있어 주목할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오후 1시42분 기준 현대중공업은 시초가 11만1000원 보다 3000원(2.7%) 오른 11만4000원을 기록했다. 이날 개장 초반 시초가가 공모가(6만원)을 5만1000원(85%) 웃도는 11만1000원에 형성되면서 따상 기대감을 모았으나 상한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개장 직후에 시초가 대비 10% 급락하기도 했으나, 이후 반등했다. 장중 13만5000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오후장 들어 반등폭도 줄어드는 양상이다. 장마감까지 상승폭이 더 줄어들면 시초가를 하회하며 하락 마감할 가능성도 있다.
현대중공업은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역대 기업공개(IPO) 중 6번째로 많은 금액을 모았다. 지난 7~8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공모주 청약에서 405.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증거금만 56조562억원이 몰렸다. 흥행에 성공한 만큼 따상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으나 외국인 매도 물량이 적지 않은 양상이다.
상한가 기록은 실패했으나 상장 첫날부터 조선업 대장주로 올라섰다. 이날 현재 장중 시가총액은 10조원이 넘는다.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등 다른 조선주를 앞서는 규모다.
증권가의 평가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메리츠증권 김현 연구원은 “조선업종의 다음 슈퍼 사이클을 이끌 핵심은 연료변화다. 향후 2~3년까지는 기존연료와 대체연료에 대한 탐색 과정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엔진과 연료에 대한 발주 업체들의 테스크가 끝나고 주요 방향성이 잡히면 엔진과 선형 개발 등에 핵심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 1위 조선업체이자 생산량 기준 1위 엔진업체인 현대중공업이 주도권을 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오는 2022년부터 현대중공업의 매출이 정상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까지는 수주 부진이 실적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목표주가는 11만원으로 제시했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을 업종 내 탑픽으로 제시한다”며 “울산시 신재생 프로젝트 참여에 따른 해양 매출 확대, 호황기에 극대화되는 최다 도크 생산성에 주목한다. 또 하반기에 에너지 운반선 시황 회복과 오는 2023년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지속적인 수주잔고 증가 및 선가 인상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9만원으로 제시했다. 상장 첫날 주가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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