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시작하지” 생존 게임, 또 뭐 있어? [‘오징어 게임’ 할 사람③]

“게임을 시작하지” 생존 게임, 또 뭐 있어? [‘오징어 게임’ 할 사람③]

기사승인 2021-09-19 07:00:12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포스터. 넷플릭스 제공
[쿠키뉴스] 이준범 기자 = ‘이걸 한국식으로 해보면 어떨까’
데스게임 장르를 다룬 일본 만화책을 읽던 황동혁 감독이 생각했다. 1년에 걸쳐 시나리오를 썼지만 2009년 당시엔 잔인하고 낯선 장르였다. 투자도, 캐스팅도 어려워 제작되지 못했다. 10년 만에 다시 꺼내든 시나리오는 넷플릭스에서 9부작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탄생했다. ‘오징어 게임’은 공개 전부터 비슷한 작품이 여럿 언급됐다. 같은 장르로 분류되는 작품들을 소개하고, ‘오징어 게임’과 어떤 점이 유사한지 들여다봤다.
 
넷플릭스 '아리스 인 보더랜드’ 포스터. 넷플릭스 제공
□ '아리스 인 보더랜드’(2021)
시부야 한복판에서 만난 세 명의 친구는 화장실에 갔다가 나오자, 거리에 아무도 없는 광경을 마주한다. 완전히 다른 공간으로 돌변한 도쿄에서 이들은 게임에 참가한다. 게임에서 살아남으면 살 수 있는 시간을 연장하는 비자를 얻는다.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친구가 함께 게임에 참가해 서로의 본 모습을 알게 되는 점에서 유사하다. 꼭 이렇게까지 그려야 하나 싶을 정도로 잔인한 점, 여러 인물들의 사연을 하나씩 그리는 점도 비슷하다. 게임 설계자나 감시하는 사람이 등장하지 않고, 완전히 달라진 세계에서 새로운 규칙으로 살아가는 설정을 보면 방향성이 다르다.

영화 '신이 말하는 대로’ 포스터
□ '신이 말하는 대로’(2015)
평소와 다름없는 지루한 학교 수업 중 난데없이 달마 인형이 나타나 게임을 제안한다. 아무 설명도, 이유도 없이 시작된 게임에서 수많은 학생들이 목숨을 잃는다. 게임 규칙을 파악해 살아남으면, 다음 게임으로 넘어가는 식으로 전개된다.
어린 시절 골목길에서 주로 했던 게임을 소재로 하는 점에서 ‘오징어 게임’과 유사하다. 특히 첫 게임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시작하는 점이 똑같다. 제작발표회에서 황동혁 감독은 “첫 게임이 같을 뿐 크게 유사점이 없는 작품”이라고 선을 그었다. 게임 설명을 하거나 참가 신청도 없이 무작정 시작되는 점에서 공포 스릴러에 가깝다.
 
영화 ‘헝거게임 : 판엠의 불꽃’ 포스터
□ ‘헝거게임 : 판엠의 불꽃’(2012)
일정 나이가 되면 추첨을 통해 생존 게임에 참가하게 된다. 12개 구역에서 두 명씩 24명이 독재국가를 유지하려고 고안된 게임에 참가해 승자를 가린다. 게임을 위한 특정 공간에서 서로를 죽인 끝에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사람이 이기는 서바이벌 게임이다.
스스로 게임 참가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과거 대회에서 살아남은 우승자가 이후 게임 운영진에 참여하는 것, 익명의 VIP가 게임을 지켜보고 있다는 설정 역시 유사하다. 게임에 참가하는 동기나 게임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영화 ‘카이지’ 포스터
□ ‘카이지’(2009)
어느 날 갑자기 짊어진 막대한 빚을 갚기 위해 큰 돈을 벌 수 있는 게임에 참여한다. 가위 바위 보나 인간 경마 같은 단순한 게임부터 주사위, 카드를 이용한 도박 게임도 있다. 게임에서 지면 죽는 것이 아니라, 지하노역장에서 일해 빚을 갚는 식이다.
빚을 진 사람들이 재벌이 비밀리에 개최하는 게임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설정이 똑같다. 자극적인 재미를 찾는 재벌들이 게임을 지켜보는 설정도 유사하다. 높은 곳에서 벌어지는 게임 하나는 ‘오징어 게임’에서 거의 비슷한 형태로 재연된다. 살아남기 위해 거짓말을 하거나, 무릎을 꿇고 비는 장면은 ‘카이지’ 시리즈의 전매특허다.

영화 '배틀로얄' 포스터
□ '배틀로얄’(2002)
수학여행을 가는 줄 알았는데 도착해보니 낯선 무인도. 3일 동안 마지막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중학교 3학년인 같은 반 친구들을 죽이는 게임이 시작된다. 규칙을 어기면 목에 장착된 특수 목걸이가 폭파해 목숨을 잃는다. 심각한 학교 붕괴를 막기 위해 생긴 법률에 의해 진행된다.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서 한 명이 살아남을 때까지 서로를 죽여야 하는 설정이 같다. 모든 상황이 감시되고 몇 가지 게임 규칙을 지켜야 한다는 점, 규칙의 맹점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비슷하다. 10대 청소년들이 다양한 무기로 서로를 죽여야 하는 설정이 훨씬 충격적이고 잔혹하다.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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