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표의 사진 하나 생각 하나] 매일 묵상해야 할 세가지

[박한표의 사진 하나 생각 하나] 매일 묵상해야 할 세가지

박한표 (우리마을대학 제2대학 학장)

기사승인 2021-09-28 18:03:02
박한표 학장
오늘은 <구약성서> 시편 제1편 1절을 공유한다. "복되어라. 악을 꾸미는 자리에 가지 아니하고 죄인들의 길을 거닐지 아니하며 조소하는 자들과 어울리지 아니한다." 이 말을 좀 쉽게 풀어 본다. 다음과 같은 사람은 매우 행복하다.

(1) 그는 범죄자들과 나쁜 일을 도모하는 일에 동참하여 걷지(walk) 않는 사람이다.
(2) 그는 죄인들이 가는 길에 서 있지(stand) 않는 사람이다.
(3) 그는 남을 중상모략 하는 자리에 있지(sit) 않는 사람이다. 

이 세 가지는 '안 하기'이다. (1) 행복한 사람은 공동체를 음해하는 일을 도모하는 일에 참여하여, 그들과 함께 행동하지 않는 사람이다. 한 마디로 범죄자들과 어울려 다니지 않는 것이다. 그런 일에 걷는 일(walk), 즉 행동하지 않는다. (2) 행복한 사람은 도덕적으로 타락한 인간들이 하는 삶의 스타일을 따라 그 안에 서 있지(stand) 않는 사람이다. (3) 행복한 사람은 자신이 모르는, 만나본 적도 없는 사람을 중상모략하거나 시기하는 자리에 앉아 남을 헐뜯는데 앉아(sit)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 여기서 앉아 있는 다는 건 자신의 몸에 베어, 자신이 그런 줄도 모르고 지내는 수동적인 삶의 모습에 앉아 안주(安住)하는 사람이다. 탈영토화하여, 건너가기를 끊임없이 시도하여 관계를 확장해 나가는 길 위에 서야 한다.

여기서 우리는 매일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묵상해야 한다. (1) 나는 오늘 내가 가야 할 길을 잘 걷고 있는가? (2) 나는 오늘 어울리지 말아야 할 사람과 함께 서 있지 않는가? (3) 나는 오늘 남의 불행을 즐거워하는 자리에 앉아 안주하고 있지 않는가? 


이런 '안 하기'를 위해서는, 내가 나도 모르게 하는 생각, 말 그리고 행동을 제3자가 되어 관찰할 수 있어야 한다. 살다 보면, '안 하기'가 '하기'보다 더 어렵다. 왜냐하면 '하기'는 거의 자동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하기'는 대부분 무의식적이고, 습관적이기 때문이다. 반면 '안 하기'는 의도적이며, 의식적이다. 노자의 '무위(無爲)'가 소환된다. '무위'는 부자연스럽게 인위적으로 일을 하지 않으려 하는 거다. 그런데 '무위이불무위(無爲而不無爲)'라 했다. "무위하면 되지 않는 법이 없다"는 뜻이다. 이 문장을 단지 이렇게 해석하면 부족하다. 세상사에서 어떤 욕망도 품지 않고, 그냥 되는 대로 흘러가게 내버려 두는 것을 '무위'로 보면서 개인의 안빈낙도와 연결한다. 노자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위'보다도 '되지 않는 일'이 없는 '무불위(無不爲)‘의 결과였다고 본다. '무위'라는 지침은 '무불위'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도덕경> 제22장을 보면 안다. "구부리면 온전해지고, 굽으면 곧아질 수 있고, 덜면 꽉 찬다. 헐리면 새로워지고, 적으면 얻게 되고, 많으면 미혹을 당하게 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노자를 구부리고, 덜어내는, 헐리는, 적은 것만으로 받아들이려 한다. 사실 노자는 온전하고 꽉 채워지는 결과를 기대하는 마음이 더 컸다. 

'안 하기'를 하면, 그 결과가 좋다. 노자가 말하는 '무위'는 아무 것도 안 하는 상태가 아니라. 그것은 우주의 순환이나 사계절의 변화와 같이 정교한 원칙의 표현이다. 또한 '무위'라는 말은 '일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라, 상대가 과중하게 느낄 정도로 행동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지나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무위'는 정교한 '인위(人爲)'이다. '무위'는 오랜 연습과 훈련, 시행착오와 수정, 혹독한 자기 점검과 자기 변화를 거쳐 도달하게 되는 '세렌디피티(serendipity)'이다. 이 말의 사전적 의미는 '운 좋은 발견', '재수 좋게 우연히 찾아낸 것'이다. '세렌디피티'는 자신의 만의 보물을 찾아 나선 사람에게 우연히 주어지는 선물이다. 그 보물을 찾기 위해 애쓰지 않는 사람에겐 그런 행운이 찾아 올 리가 없다. 그런 행운이 찾아 온다 할지라도, 자신의 그릇이 마련되지 않아, 금방 사라질 것이다. 그것이 불행이다.
최문갑 기자
mgc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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