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죽을 때까지 자아를 가지고 미래를 꿈꾸며 살아야 한다는 걸 배웠어요.”
경북 양산에 사는 A씨(90)는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한 이후 자신의 삶에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A씨는 대장암 판정을 받고 수술과 방사선치료로 고통의 나날을 보내다가, 우연한 기회에 정부의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했다. 복지관 도서관에 배정된 이후 시설 및 이용자 관리·안내 등의 일을 하면서 잊었던 ‘배움’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됐다. 그러면서 A씨는 학창시절부터 하고 싶었던 서예를 배우게 됐다. 그는 “퇴직하고도 무려 40년을 더 살았다. 몇 년 동안 배운 서예 실력이 많이 늘어 내년에는 서예 강사로 나서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0년 65세 이상 인구가 7%가 넘는 고령화 사회 진입 이후 2018년 노년층 인구 비율은 전체의 14%를 넘어섰다. 현 추세대로 간다면 오는 2025년 인구의 20%가 노인인 초고령사회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는 어르신이 활기차고 건강한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일자리·사회활동을 지원하는 노인일자리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04년 사업 시작 이래 사업의 양적 확대는 물론, 다양한 시범사업으로 노인 일자리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는 82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노인일자리사업은 참여 노인들에게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사업참여 노인가구는 미참여 가구보다 상대적 빈곤율은 7.3%p 낮고, 가구소득도 월평균 17만원 많다. 또 스스로 경제적 상태가 좋다고 인식하는 비율도 사업 참여 후 14.9%p 상승했다.
경제적 효과 외에도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2019년 노인일자리사업 참여 노인 308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건강이 좋아짐(74.0%) △인간관계가 좋아짐(67.2%) △아직 일할 수 있음을 느낌(72.0%) △가치 있는 일로 사회에 보탬(85.6%) △스스로 발전하는 계기가 됨(80.7%)의 응답을 보였다.
정부는 노인 인구 급증, 불충분한 노후준비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인일자리 사업량을 꾸준히 증가시킬 계획이다. 특히 사회적 가치를 가지는 내실 있는 공공형 사회활동, 베이비붐 세대 등 노인의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민간형 노인일자리 확대 창출을 계획 중이다. 김미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원장은 “공공기관, 민간기업 등과 협업을 통해 다양한 노인일자리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며 “어르신들의 지혜와 경험이 사회 가치로 이어지는 노인일자리사업과 참여 어르신들을 응원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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