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경찰수업’으로 사람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극 중 멘토가 됐던 선배 배우 차태현은 실제로도 진영에게 여러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경찰대 신입으로 함께한 또래 배우들은 종영 후에도 각별한 사이로 남았다. 동 시기 아이돌 가수로 활동했던 크리스탈(정수정)과 재회도 반가웠다. 진영은 “정수정은 복귀작이어서 모든 게 어색했던 나를 잘 이끌어줬다”며 “모든 배우에게 고마운 일들뿐”이라고 돌아봤다.
“차태현 선배님이 극 중 유동만처럼 제게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제 작업실에서 대본 연습을 함께하며 연기 이야기도 해주셨거든요. 차기작을 고민하니까 선배님이 처음에 끌린 걸로 정해야 한다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그게 정말 와 닿더라고요. 다른 배우들과도 친구처럼 잘 지냈어요. 수정 씨는 저를 잘 이끌어줬죠.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생겨서 기뻐요.”
‘경찰수업’을 복귀작으로 삼은 이유는 단순했다. 경찰대학교라는 미지의 소재가 그의 마음에 콕 박혔다. 정복을 입어보고 싶다는 단순한 끌림에 선호 캐릭터가 그려갈 성장이 더해졌다. 수사물과 캠퍼스물이 어우러진 내용이 전 연령층에 통할 것 같다는 확신도 있었다. 진영은 이를 “음악을 프로듀싱할 때 어떤 분들을 타깃으로 할지 생각하던 습관이 작품 선택에도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프로듀서로 활동했던 그는 ‘경찰수업’ OST ‘남아있어’를 만들며 재능을 또 한 번 뽐냈다. 음악 이야기가 나오자 그의 눈은 금세 진지해졌다.
“저는 음악을 정말 많이 사랑해요. 연기를 해도 음악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연기 활동도 중요하지만, 그로 인해 할 수 있는 것들을 안 하는 건 아쉽잖아요. 감사하게도 제 음악을 기대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새로운 곡을 들려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죠. 앞으로도 다양한 장르로 찾아뵈려 해요. B1A4 활동은, 팬 분들이 원하는 만큼 언젠가는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싶어요.”
연기와 음악, 두 마리 토끼를 쫓는 진영에게 둘의 차이를 물으니 “똑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표현 방식만 다를 뿐 둘은 같다. 연기에는 대사가, 노래에는 가사가 있는 식”이라고 설명하던 그는 “덕분에 상호보완적인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연기를 하며 악상을 떠올리고, 노래를 구상하며 캐릭터의 마음을 이해한다. 그 과정을 거치며 그의 연기 역시 더욱 단단해졌다.
“연기를 하다 보면 많은 영감이 떠올라요. 김윤성(KBS2 ‘구르미 그린 달빛’)이나 강선호(‘경찰수업’)를 생각하며 만든 노래도 있어요. 이번에 새로 작업한 OST도 그 덕에 나온 결과물이에요. 제가 맡았던 여러 캐릭터의 마음을 되새기며 작업했거든요. 영감은 경험에서 얻어진다고 봐요. 그걸 바탕으로 어떤 분들이 더 좋아할지 등을 생각하며 곡을 만드는 거죠.”
여러 경험을 통해 진영은 더욱 단단해졌다. 조연으로 시작해 주연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온 지금,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어떤 역할이든 소화할 수 있는 배우로의 도약을 꿈꾼다. “늘 ‘잘하자, 해내자’고 생각해요.” 아이돌로 데뷔한 10년 전과 지금, 진영은 늘 같은 마음으로 일한다. 그는 앞으로 목표를 이야기하며 각오를 다졌다.
“공백기 때문에 불안하기도 했지만, ‘(복귀하고) 잘하면 된다’고 마음을 다스렸어요. ‘경찰수업’으로 제 모습을 제대로 보여드렸으니, 앞으로 출연하는 작품에선 어떤 연기를 하는지 각인시키고 싶어요. 저는 이제 시작이거든요. 차기작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걸 염두에 두고 고민 중이에요. 배역에 따라 바뀌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모든 장르를 다 경험해보려 해요. ‘경찰수업’으로 복귀를 알렸으니, 이젠 더 달려 나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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