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한국예탁결제원(이하 예탁원)이 ‘낙하산 논란’이 불거졌던 한유진 전 노무현재단 본부장 선임안을 원점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업계에서는 예탁원의 낙하산 인사 관행이 고질병으로 자리 잡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명호 예탁원 사장은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 전 본부장의 선임 상황을 묻는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지난 9월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철회한 것이 맞다”며 “한 전 본부장의 선임 여부를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예탁원은 지난달 17일로 예정됐던 임시주총을 취소했다. 당시 임시주총에서 상임이사 직급을 신설하고, 한 전 본부장을 상임이사로 선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낙하산 인사를 앉히기 위해 직급까지 만든다는 비판이 거세졌고, 예탁원 측이 주총을 취소한 바 있다.
한 전 본부장은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인물이다. 지난 2012년과 2017년에는 문재인 캠프 특보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현 정부에서는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문위원을 지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 전 본부장의 이력 중 금융권 경력이 없음에도 내정이 진행됐다는 점에서 낙하산 인사라는 논란이 불거졌다.
업계에서는 예탁원에 업무 관련성이 없는 낙하산 인사가 반복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평가가 만연하다. 실제 지난 2016년에는 서병수 부산시장 선거캠프 출신을 상무로 선임했다. 지난 2018년에도 산업은행 출신의 임원을 선임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인사마다 사실상 금융관련 경력이나 전문성이 없는 이들이 적절한 업무역량을 발휘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다른 금융기관도 비슷하지만 예탁원도 업무 관련성이 없는 인사가 내려온 것이 한 두번이 아니다. 사실상 고질병”이라며 “그간의 행보를 보면 논란이 사그러들면 예탁원 사장이 선임을 재추진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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