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국내 간질환 전문가들이 만성간질환으로부터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20일 대한간학회와 한국간재단은 올해로 22주년을 맞은 ‘간의 날’ 기념식과 토론회를 개최하고 간염·간경변·간암 등 국내에서 빈발하는 만성간질환의 주원인을 분석했다. 학회는 8년만에 개정된 ‘한국인 간질환 백서’도 공개했다. 행사는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과 학회 유튜브 채널에서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진행됐다.
기념식에서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 한광협 한국보건의료연구원장,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 정지태 대한의학회장, 고광철 대한간암학회장 등이 현장 참석 또는 영상을 통해 축사와 격려를 전했다.
이어 심재준 대한간학회 홍보이사가 학회와 재단의 주요 활동을 소개했다. 특히 심 홍보이사는 학회가 진행한 ‘의료진 대상 C형간염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는데, “국내 의료 시스템에서 무증상 C형간염 환자를 조기에 진단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조처로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포함해야 한다’는 응답이 78.9%에 달했다”며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검사에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해야 한다는 응답도 40.5%로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회와 재단은 간질환에 대한 대중적 이해를 제고하고, 국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론회는 △나세연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음주폐해예방팀장 △장재영 대한간학회 정책이사 △장영 순천향대 소화기내과 교수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나 팀장은 음주에 대한 경각심 제고를 간 질환 예방의 선결과제로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민 음주 행태를 조사한 결과를 공개하고, 음주폐해 예방정책의 추진 방향을 설명했다. 나 팀장은 “코로나19 이후 국민의 음주 빈도와 음주량은 감소했지만, 상황이 장기화되자 다시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이른바 혼술(혼자 음주)과 홈술(집에서 음주)이 증가하고, 저도주 소비가 인기를 얻는 등 음주 행태가 변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변화에 따라 알코올 의존도가 높아질 위험이 있어 예의주시해야 한다”며 “코로나19 확산 이후 알코올로 인한 질환 유병률 추이를 모니터링해야 하며, 알코올의 폐해에 대한 대대적인 국민 인식 확산 활동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정책이사는 새롭게 단장한 한국인 간질환 백서의 내용을 소개했다. 백서는 2013년 처음으로 발간됐으며, 학회 회원뿐 아니라 간질환과 관련된 다양한 직종의 당사자들이 간질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활용하고 있다. 급성·만성 간염, 알코올 관련 간질환, 지방간, 간경변증, 간암 등의 질환은 물론, 간이식에 대한 정보까지 폭 넓게 개정됐다는 것이 장 정책이사의 설명이다. 그는 특히 “B형간염은 적절한 치료제가 있음에도 아직까지 B형간염에 걸리면 취업이 어렵다는 오해가 있을 정도로 인식적 개선이 더딘 실정”이라며 “전문가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적절한 정보를 접하고 질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관심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장 정책이사는 “부작용이 없는 치료제가 등장하면, 건강보험도 이에 발을 맞춰 조속히 환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장 교수는 C형간염 검사를 적극적으로 독려하는 전략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지난해 1964년생을 대상으로 진행된 C형간염 조기발견 시범사업의 결과와 비용효과 분석에 대해 설명했다. 장 교수에 따르면 지난해 9~10월 10만4918명이 검진에 참여했고, 792명(0.75%)이 C형간염 항체 양성으로 확인됐다. 양성자의 60% 이상은 지금까지 한 번도 검사를 받지 않았으며, 70% 이상이 처음으로 C형간염을 진단받았다. 장 교수는 “모든 대상자를 1회 검사하는 전략에 비해 검사를 하지 않는 전략이 점증적비용효과비(ICER)가 816만원으로, 임계값인 3583만원 보다 훨씬 적어 비용효과적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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