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운의 영화 속 경제 이야기] ‘네트(The Net, 1995)’와 사이버범죄

[정동운의 영화 속 경제 이야기] ‘네트(The Net, 1995)’와 사이버범죄

정동운(전 대전과학기술대학교 교수)

기사승인 2021-10-28 11:18:53
정동운 전 대전과기대 교수
전 세계를 실시간으로 이어주는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정보의 디지털혁명’은 ‘프로메테우스의 불’이나 ‘구텐베르그의 인쇄혁명’에 비견될 정도로 인류의 생활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하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우리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가져다주는 ‘암적 존재’인 ‘사이버범죄’가 사이버공간을 장식하고 있다. 영화 <네트(The Net, 1995)>를 통하여 사이버범죄에 대해 알아보자.

그레그 시스템의 설립자인 제프 그레그(제랄드 번스)는 자신의 회사에서 개발한 보안 시스템인 ‘게이트 키퍼’를 판매하여 부와 힘을 얻고자 한다. 그래서 먼저 ‘게이트 키퍼’ 사용을 반대해온 국방부 차관 벅스트롬이 에이즈에 걸렸다고 조작하여 자살하게 만든다. 그리고 대형은행들이 해킹 때문에 금융 마비상태에 빠졌지만, ‘게이트 키퍼’를 사용한 소형은행들은 안전하게 은행 업무를 수행했다고 주장한다. 그 외에도 그는 자신의 하수인인 프래토리언을 이용하여, 공황업무마비, 주가조작, 진료기록․자동차기록․주민번호․신용카드 조작 등을 함으로써, 타 방어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자사 시스템의 안전성을 부각하려 한다. 그 과정에서 베넷(산드라 블록)을 제거하고자 한다. 그녀는 소프트웨어가 출시되기 전에 분석하여 바이러스나 오류를 찾아서 고치는 ‘베타 테스팅’의 전문가로, 자신의 비밀을 알아냈기 때문이다.

같은 일을 하던 데일에게 건네받은 디스켓(‘연방정부의 극비 데이터베이스’가 들어 있었다)을 데일을 만나 전해주기로 했지만, 그는 의문의 비행기 사고로 죽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계획했던 여행을 떠나고, 여행지에서 잭(제레미 노덤)을 만나 데이트를 즐기지만, 수상한 그를 피해 도망간다. 사실 그는 사이버 테러리스트였으며, 그녀를 제거하고 디스켓을 회수하고자 하였다. 이후 그녀는 영문도 모르게 생명을 위협을 받고, 여권, 신용카드, 모든 컴퓨터 기록이 조작되어 다른 사람으로 바뀐다. 가족이라곤 치매로 고생하는 엄마뿐이며, 프리랜서로 재택근무를 하였으므로 자신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 마지막 수단으로 옛 애인에게 도움을 청하고 한숨을 돌리지만, 그마져 살해당한다. 마침내 자신의 역할을 하던 여인을 찾아내고, 자신의 능력을 이용하여 음모를 파헤치게 된다. 비로소 베넷은 자신의 본 모습을 되찾게 된다.

이 영화에서는 개인정보 유출과 조작으로 인해 얼마나 위험한 일들이 발생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즉, 컴퓨터를 통한 인터넷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범죄 집단의 표적이 되었을 때, 우리들의 정체성까지 말살될 수 있음을 엄중히 경고하고 있다.


사이버범죄란 '사이버공간에서 행해지는 모든 범죄적 현상, 즉 사이버 공간을 범행의 수단, 대상 혹은 무대로 삼는 범죄현상'이다. 한국의 경우, 경찰청 '사이버범죄통계'(2020년)에 의하면, 사이버범죄 발생건수 234,098건, 검거건수 157,909건으로 발생 대비 검거율은 67.5%이었다. 그리고 유형별로는 정보통신망침해범죄(해킹 3,176건, 서비스거부공격 25건, 악성프로그램 169건, 기타 974건; 총 4,344건), 정보통신망이용범죄(사이버사기 174,328건, 사이버금융범죄 20,248건, 개인위치정보침해 241건, 사이버저작권침해 2,183건, 기타 2,594건; 총 199,594건), 불법콘텐츠범죄(사이버음란물 4,831건, 사이버도박 5,692건, 사이버명예훼손․모욕 19,388건, 사이버스토킹 45건, 기타 204건; 총 30,160건)이었다. 사이버사기가 가장 많았으며, 사이버금융범죄, 사이버명예훼손․모욕순이었다.

우리가 사이버공간을 통해 우리의 삶의 질을 높이고, 우리 다음 세대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한 터전을 마련해주는 것은, 우리 스스로가 올바른 규범과 가치를 형성하고 합리적인 윤리와 문화를 확립하도록 노력하는데 달려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큰 편익을 제공하는 인터넷의 참된 활용을 통하여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한다’(홍익인간)의 정신을 되살릴 때 우리에게는 밝은 미래가 보장될 것이다.
최문갑 기자
mgc1@kukinews.com
최문갑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