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루한 박스권 장세를 이어오던 코스피가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20일 만에 종가 기준 300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며 8000억 가까이 순매수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2.23p(1.42%) 상승한 3013.22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3000선을 넘어선 것은 20일 만이다, 지수가 종가 기준 3000선 위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 2일 이후 20일 만이다.
이날 상승 동력은 외국인과 기관이 불어넣었다. 외국인과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7977억원, 5672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특히 외국인 매수세가 몰린 종목은 반도체 대장주였다. 외국인 순매수 1위 종목은 삼성전자(4509억원), 2위는 SK하이닉스(3389억원)다. 외인 매수세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5.2%, SK하이닉스는 7.17% 급등 마감했다.
이날 자금 유입에는 반도체 업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부터 글로벌 투자회사들이 줄줄이 반도체 업종 타격을 예견하면서 한동안 관련 주가 부진이 이어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조단위 외국인 매도가 집중되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 김대준 연구원은 “이날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지수를 견인했다. 특히 반도체 경기가 오는 2022년 상반기 내에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삼성전자의 투자 기대와 최근 마이크론 급등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부정적 전망이 과장된 측면이 있었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추세다. 특히 지난 8월 '반도체에 겨울이 온다'는 보고서를 냈던 모건 스탠리도 최근 입장을 바꿨다. 지난주 모건스탠리는 4분기 D램 가격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내놨다. 서버 수요 증가로 인해 나쁘지 않은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모건 스탠리 외에도 에버코어와 씨티증권 등이 줄줄이 반도체 업황 개선을 예상하면서 지난 19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달성하고, 미국 반도체 대표 종목인 마이크론이 7.8% 급등했다.
다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높아지고 있지만, 자금 유입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인플레이션 상승과 장기 금리 급등 등으로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추세여서다. 달러화 강세 속에서는 통상 신흥국 시장에서 자금 이탈 가능성이 높다.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