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전문투자자’ 개미 폭증 우려…경고 나선 금감원

‘무늬만 전문투자자’ 개미 폭증 우려…경고 나선 금감원

기사승인 2021-12-10 09:48:01
금융감독원. 2021.05.25. 박효상 기자

국내증시에 개인전문투자자 등록 인원이 급증하면서 금융감독원(금감원)이 위험과 주의사항을 당부하고 나섰다. 전문투자자는 일반투자자 대비 보호되지 않는 영역이 많기 때문이다.

10일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1월 개인 전문투자자 제도 개편 이후 전문투자자 등록이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0월 말 기준 2만1611건으로 2년 전(2783건)보다 7.8배나 급증했다.

금감원은 개인전문투자자가 급증한 점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개인전문투자자는 차액결제계약(CFD) 등 투자목적 장외파생상품 거래가 가능하고, 최저투자금액(3억원) 적용 없이 사모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등 투자 편의성이 있는 편이다.

다만 전문투자자는 더 많은 위험에 노출된다. 투자판단에 있어 일반투자자 대비 엄격한 자기책임 원칙이 적용돼서다. 전문투자자는 상장법인에 준하는 수준의 책임이 요구된다. 따라서 본인의 투자경험과 손실감내능력, 전문성 등을 신중하게 고려해서 등록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금감원은 최근 증권사들이 개인전문투자자 등록을 부추기는 점을 지적했다. 제도 개편으로 증권사에서 개인전문투자자 등록이 가능해지면서 각종 이벤트 등을 통해 경쟁적으로 전문투자자 등록을 권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감원 측은 "투자자가 관련 제도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개인전문투자자로 등록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유의사항을 안내한다"고 강조했다.

개인전문투자자는 금융소비자보호법상 투자성 상품에 대한 전문금융소비자에 해당한다. 이에 5대 판매규제(적합성원칙, 적정성원칙, 설명의무, 불공정영업행위 금지, 부당권유행위 금지)가 제한적으로 적용된다. 투자성 상품에 대한 적합성원칙과 적정성원칙, 설명의무가 적용되지 않으며, 불완전판매 등에 대한 손해배상책임 발생요건은 개인전문투자자가 입증해야 한다. 일반 금융소비자의 경우 금융상품판매업자가 설명 의무 위반에 대하여 고의·과실이 없음을 입증해야 한다.

투자성 상품과 관련하여 2000만원 이하 소액분쟁조정을 신청하는 경우 해당 분쟁조정 진행 중에도 판매회사가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또 모든 투자성 상품 및 계약에 대하여 전문투자자로 인정돼 완화된 투자자 보호 규제가 적용된다. 차액결제거래(CFD)(나 사모펀드 등 특정 투자성 상품에 투자하기 위해 개인전문투자자로 등록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등록 이후에는 일반투자자 수준의 보호를 받고 싶을 경우 판매사에 별도로 전환 요청을 해야 한다. 전환 요구가 없는 경우 2년간 전문투자자 지위가 유지된다. 등록된 날로부터 2년이 지나 효력기간이 만료된 경우, 판매사는 개인전문투자자를 일반투자자로 분류하고, 그 사실을 당사자에게 즉시 통보해야 한다.

등록 의사가 있다면 개인전문투자자 제도에 관한 충분한 설명을 듣고 결정해야 한다. 개인전문투자자로 등록되면 금융소비자보호법상 투자권유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 투자자 요청 시 일반투자자와 같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 등에 대하여 설명을 듣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해당 증권사는 개인전문투자자 등록 관련 설명내용을 해당 투자자가 이해하였는지에 대하여 녹취로 확인받아야 한다.

당사자가 등록한 증권사가 아닌 다른 회사에서는 별도의 의사표시가 없으면 일반투자자로 분류된다. 다른 증권사 등에서도 전문투자자 대우를 받으려면 투자자가 직접 전문투자자 확인증을 제시하고 전문투자자로 분류해 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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