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할 확률이 인플루엔자(독감)보다 낮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방역당국이 치명률을 비교하면 코로나19가 독감의 10배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정통령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총괄조정팀장은 4일 온라인 기자단 설명회에서 “코로나는 절대 독감과 같지 않다. 앞으로 변해 치명률이 약화되면서 유사할 수 있지만 코로나의 치명률이 훨씬 강하다”라고 강조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독감 환자가 200~250만명 발생 시 연간 2000명 내외의 사망자가 발생해 0.05%의 치명률을 기록한다. 하지만, 독감과 관련해서는 국가통계가 작성되지 않아 추정치만 존재한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해 8월 정례브리핑에서 “보통 독감의 경우, 예방접종의 효력에 따라 또는 예방접종을 얼마나 많이 하나에 따라 달라진다. 대충 우리나라 인구로 따지면 연간 250~500만 명 정도가 감염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치명률은 0.05~0.1% 정도 사이에 있다고 판단하면 1년에 2000~4000명 정도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반면 코로나19의 경우에는 이날 0시 기준으로 누적 사망자가 5781명으로 치명률이 0.9% 수준이다. 단순 비교만으로도 코로나19의 치명률이 10배 이상 더 높다.
정 팀장은 “독감은 그동안 관리를 위한 거리두기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낮은 치명률을 보인 것”이라며 “코로나19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개인위생수칙 준수 등을 했음에도 독감보다 높은 수치의 치명률을 보였다. 이전 외국사례를 보면 코로나19의 치명률이 4~5%까지 올라간 바 있다. 동일하게 취급한 감염병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독감과 코로나19에 동시 감염되는 사례가 해외에서 보고되기도 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페타티크바 소재 베이린슨 병원에서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임신부 1명이 독감과 코로나19에 동시 감염됐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사례를 보고한 베이린슨 병원은 환자의 증상이 비교적 경미하다면서 그는 조만간 퇴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해외 언론에서는 독감을 가리키는 ‘flu’와 코로나바이러스를 일컫는 ‘corona’의 합성어인 ‘flurona(플루오로나)’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에도 대응할 계획이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독감이 기본적으로 호흡기로 전파되는 감염병이라 마스크 착용, 생활방역수칙을 지켰을 때 줄어드는 양상을 보여 올해도 그럴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독감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독감 예방 접종률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