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국무총리가 이번 주말부터 시작되는 설 연휴에 고향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촉구했다.
김 총리는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설 연휴특별방역 관련 대국민 담화’에서 “뜻 깊은 설 연휴 동안 우리 공동체 전체를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차분하고 조용한 명절을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김 총리는 “그동안 명절을 명절답게 보내지 못한 지가 벌써 만 2년이 지났다”며 “정부가 ‘이번 한 번만’, ‘이번만큼’이라며 멀리서 마음만 나눠줄 것을 여러 차례 부탁했다. 송구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매번 명절을 보내며 전국적 이동과 만남이 코로나 상황의 위기를 가져오는 지 직접 경험해왔다. 정말 송구스럽지만 이번 설에도 모두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고향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1월 셋째 주부터 오미크론 변이 검출률이 50.3%를 기록하며 국내에서도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됐다. 때문에 확진자 수가 줄지 않고 계속 늘고 있다. 22일~24일 주말 영향에도 불구하고 7000명대의 확진자를 기록했다.
김 총리는 “우리보다도 먼저 오미크론을 경험한 나라들의 경우 그 비율이 60%를 넘는 순간 확진자의 폭증하는 그런 경향을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며 “이번 설 연휴 동안 지역 간에 활발히 이동하고, 서로 만나게 된다면 이것은 타오르는 불길에 기름을 붓는 것과 다른 바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추석에도 연휴가 끝나자마자 확진자 수가 38% 급증한 바 있다. 김 총리는 “오미크론은 델타변이에 비해 중증화율이 다소 낮기는 하지만, 전파력은 2~3배”라며 “위험도가 낮아져도 짧은 시간에 확진자가 폭증하면 의료현장에 심각한 과부하가 걸리게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오미크론에 대비하기 위해 병상을 충분히 확보하고 백신 3차 접종률을 높이는 한편, 먹는 치료제 도입을 서둘러왔다. 또 사회필수기능 마비에 대비해 의료, 교육, 교통, 소방, 경찰 등 각 분야의 대응 계획도 하나하나 수립해 나가고 있다.
김 총리는 “방역과 의료대응체계를 지금의 상황에 맞게 전환하는 일도 앞당기겠다”면서 “동네 병·의원은 지나친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코로나의 검사와 치료의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 지역 의사회를 비롯한 의료계의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한다. 오미크론 대응의 관건은 확진자의 증가 속도한 가능한 한 범위 내에서 관리하는 것이다. 확진자가 서서히 늘어나면 조금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우리가 준비한 대로 감당해낼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고향의 부모님과 친지를 방문할 때는 소규모로 짧게 머물 것과 마스크 쓰기, 손 씻기 등 개인방역수칙을 반드시 지켜달라”며 “이제부터 마스크는 KF80 이상의 마스크만 써달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귀성길에 조금이라도 의심이 된다면 가까운 검사소를 찾아달라”며 “정부는 고속도로 휴게소 등 9곳에 임시선별검사소를 추가 설치하고 연휴 기간 중에서도 콜센터와 선별검사소 등을 계속 운영하겠다. 집으로 돌아온 이후에도, 이후에는 다중이용시설 방문을 자제하고 일상으로 복귀하기 전에 반드시 진단검사를 받아달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돌아보면 참으로 긴 시간 동안 우리는 잘 버텨왔다. 의료진의 희생과 헌신, 국민 여러분 모두의 참여와 협조 덕분에 이 지긋지긋한 싸움을 지금 잘 견뎌내고 있다”며 “오미크론에 맞서 연대와 협력의 정신으로 다시 한번 힘을 모아달라”고 밝혔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