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를 놓고 미국과 유럽, 러시아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인접 지역에서 훈련을 시작한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동유럽 파병 가능성 시사에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직접 제재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내놨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 BBC, 더힐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푸틴 대통령에 대해 개인적으로 제재하는 것을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그것을 보게 될 것이다"라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대해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침공이 될 것이고 이것은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이 가까운 시일 내 유럽으로 이동할 수 있지만, 우크라이나에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가까운 시일 내에 미군을 배치할 수 있지만 나토 회원국이 아닌 우크라이나로 이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에 12만명 미상의 병력을 배치한 상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계획이 없다고 밝혀 왔다. 오히려 미국과 나토가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지원하며 러시아 안보를 위협해왔다고 주장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뿐만 아니라 동맹국인 벨라루스에도 대규모 병력과 무기를 배치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가도 군사계획을 밝히며 맞서고 있어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현재 미 국방부는 유사시 미군 8500명을 동유럽에 배치할 수 있도록 준비태세를 강화한 상태다.
더 힐에 따르면 미국이 러시아 침공에 대비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약 80톤(t)의 군사 장비들을 실은 군용기가 이날 키예프에 도착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동유럽 내 전력 배치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의회 연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시 나토 동맹국 보호를 위해 군대를 파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만나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서방 국가의 압박에도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우크라이나 인근에서 훈련을 늘렸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전날 우크라이나에 인접한 자국 남서부와 서부 지역에서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또 우방인 중국과 해상 연합훈련을 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서방의 압박에 맞서고 있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내달 9일까지 진행하는 1단계에선 벨라루스 영토에 병력을 재배치하고 조직화할 계획"이라며 "내달 10~20일까지 2단계인 '2022 연합 리졸브' 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내 전운이 고조되자 많은 국가가 자국민들 대피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지난 23일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 직원과 가족 등에 철수 명령을 내렸다. 영국, 호주, 독일도 유사한 조치를 내렸다.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 12개 주에 대한 여행경보를 3단계로 상향하고 현지 체류 중인 교민에게 출국 권고를 내렸다.
기존 3단계가 발령됐던 크림·루간스크·도네츠크 등 3개 주 외에 추가적으로 수도 키예프를 비롯해 볼린, 리브네, 지또미르, 체르니힙, 수미, 하리키브, 드니프로 페트롭스크, 자포로시아, 헤르손, 오데사, 미콜라이브 등이 포함됐다.
미국도 우크라이나에 체류 중인 자국민에게 출국을 권고했고, 영국·노르웨이·프랑스·호주·일본 등도 유사한 권고를 내놨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