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성인지 예산 삭감’ 구상을 강하게 질타했다.
심 후보는 2일 오후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초청 3차 토론회에서 “(윤 후보가) 아직도 성인지 예산이 뭔지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성인지 예산제’를 직접 도입했다고 밝힌 심 후보는 관련 예산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예산에도 성이 있다는 얘기다. 여성을 위한 예산이 아니다”며 “고속도로를 가다 보면 휴게소 화장실을 가지 않는가. 화장실을 이용할 때 여성은 신체구조상 1.5배의 시간이 든다. 그래서 남자화장실, 여자화장실을 10개씩 만들면 그게 차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0개와 15개를 만들어야 동등한 것이라는 성인지적 측면에서 차별을 두면 안된다는 것이 성인지 예산”이라고 강조했다.
심 후보는 “처음 이야기할 때 삭감해서 국방부 예산 넣겠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며 “여기엔 교육부 예산도 있고 국방부 예산도 있다. 윤 후보 곁에서 여성정책 제대로 코멘트 하는 사람 없는 것 같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말고는 없는 것인가”라고 일갈했다.
윤 후보는 “그런 식으로 말해선 안된다. 성인지 예산에 대해 모를 게 뭐가 있는가. 다만 성과지표가 부풀려졌을 가능성 있는 것들을 지출조정하자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심 후보는 “성과지표와는 상관없다”고 곧바로 반박했다.
심 후보는 또 “여성가족부 폐지와 성폭력 무고죄 신설이 왜 청년 공약에 있는 것인가”라고 의문을 표했고, 윤 후보는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발표하는데 청년도 연관이 되니 다같이 한꺼번에 (발표했다)”라고 답변했다.
심 후보는 이러한 윤 후보의 정책 구상이 ‘갈라치기 정책’이라고 목소리 높여 비판했다. 그는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여성 청년도 유권자라는 점”이라며 “페미니즘 때리기 갈라치기 정책과 정치를 단호히 막겠다”고 강조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