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5년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 전 대통령의 퇴원 현장에는 친박(친박근혜)계가 총출동했다. 이들은 활짝 웃은 모습 박 전 대통령의 모습에 감격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박근혜, 퇴원길에 김기춘·조윤선 등 친박 집결… 박수물결 이어져
24일 오전 삼성서울병원 앞에는 ‘친박’ 인사들이 대거 몰렸다. 박 전 대통령의 퇴원을 맞이하기 위해서다. 8시32분께 모습을 드러낸 박 전 대통령의 모습에 친박계 인사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와 정부·여당에서 요직을 맡은 핵심 인사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비롯해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박근혜 정부 마지막 국무총리를 지냈던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도 박 전 대통령을 찾았다.
현역 의원 중에선 ‘친박 실세’로 꼽혔던 윤상현, 박대출,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이 모습을 보였다. 또한 민경욱, 백승주, 유기준, 유정복, 이정현, 함진규 전 의원 등도 얼굴을 비쳤다. 박근혜 정부의 대변인을 역임한 민경욱 전 의원은 유튜브 라이브로 현장을 중계하기도 했다. 민 전 의원은 “옛날 분들을 만나니까 너무 좋고 감격스럽다. 고비를 지나 세상이 바뀌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병원 앞에서 “많이 염려를 해주셔서 건강이 많이 회복됐다. 지난 4개월 동안 헌신적으로 치료에 임해주신 삼성병원의 의료진과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는 짧은 메시지만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정치적 명예회복 돕겠다”… “자유 찾길 바란다”
박 전 대통령의 퇴원 모습을 지켜본 친박계 인사들은 일제히 감격의 목소리를 냈다. ‘박근혜 명예회복’을 위해 행동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내기도 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참으로 고생 많으셨다. 이제 몸도 마음도 자유를 찾으시길 바란다”며 “지난해 12월31일 밤에는 누워계신 병원 건물 입구에서 서성거리다가 왔다. 오늘은 퇴원하며 웃는 얼굴을 봤다”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민 전 의원도 “웃는 모습을 보니 안심이 된다. 고생하셨다. 버텨주셔서 감사하다”고 했고, 황 전 대표도 “만감이 교차한다. 사면과 복귀, 빛을 본다. 이제 조속히 건강을 회복하시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말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서울삼성병원에서 취재진과 만나 “앞으로는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명예회복을 위해서 나도 도울 생각이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또 “청와대에서 박 전 대통령을 모셨던 보좌진들끼리 한 번 빠른 시일 내에 (대구)달성 사저에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고 할 것”이라며 집단 회동 추진 가능성도 언급했다.
익숙한 ‘남색코트’ 차림… 트레이드 마크 ‘올림머리’도
박 전 대통령은 퇴원 길에 트레이드 마크인 ‘올림머리’와 비슷한 형태로 단정히 빗어 올린 헤어스타일에 남색코트 정장 차림으로 등장했다. 베이지색 마스크 위로 반만 드러난 얼굴이었지만, 시종일관 밝은 표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코트는 지난 2015년부터 박 전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여러 차례 착용한 옷으로 알려졌다. △2015년 11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참석차 프랑스 출국 △2016년 11월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환영식 등 주요 정치행사 뿐만 아니라 △2017년 3월12일 파면 뒤 삼성동 자택 이동 △2017년 3월21일 피의자 신분 검찰조사 △2017년 3월31일 구속영장 발부 후 서울구치소 이동 등 때도 같은 차림이었다.
특히 지난 5일 사전투표 때도 같은 코트를 입은 것으로 알려져 ‘더불어민주당 상징인 파랑색과 가까운 남색 코트를 입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유영하 변호사는 “별다른 의미를 두고 입은 옷이 아니다. 이 코트를 입고 구치소로 갔고, 따라서 옷 등 물품이 영치돼 있었다. 특별사면 되면서 영치된 물품들이 내게 왔다. 내가 당시 옷들을 드라이해서 잘 보관하고 있었다. 그러다 투표장에 가기 위해 신발과 함께 코트를 건네드려 입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