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12시40분, 서울 종로구 지하철3호선 경복궁역 내부와 인근 골목에는 경찰들이 삼삼오오 배치됐다. 경복궁역 인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인근에는 바리케이트도 설치됐다.
광화문광장과 청계광장에도 경찰차벽이 등장했다. 종로구 서린동 일대와 구세군회관까지 동서구간으로 차벽이 늘어섰다. 집회 장소로 유력했던 청계광장 인근에는 경찰 수백여명이 배치됐다.
민주노총은 앞서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서울시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집회를 불허했다. 집회 허용 인원인 299명씩 도심 곳곳에 집회 신고를 해 사실상 1만여명이 모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스포츠경기 관람과 꽃 나들이 행렬은 막지 않으면서 집회만 막는 것은 ‘정치방역’이라고 비판, 집회를 강행하기로 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1시를 조금 넘어 서울 종로구 종묘광장에서 집회를 연다고 공지했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금속노조의 사전대회가 열리는 장소다. 이날 오후 1시15분 종묘광장 맞은편에 주차된 대형버스에서 조끼를 입은 금속노조원들이 속속 내렸다. 조끼에는 ‘20만 총파업 노동중심 산업전환 노정교섭 쟁취’ 플래카드가 붙었다. 종로3가역에서 내린 조합원들이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전국금속노조 조합원들이 집결하자 경찰은 제지에 나섰다. 종로3가역부터 종묘광장으로 이어지는 도로변에 경찰차벽이 늘어섰다. 방패를 든 경찰들이 곳곳에 배치돼 삼엄한 풍경이 연출됐다. 방패를 들고 급하게 집회 장소로 이동하기도 했다.
노조원들의 집결은 막지는 못했다. 금속노조를 비롯해 전국건설노조, 보건의료노조 등 민주노총 산하의 다른 노조들도 종묘광장으로 모이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3시부터 결의대회를 열고 △차별없는 노동권, 안전한 일터 보장 △질 좋은 일자리 보장 △선택적 근로제 등 노동시간 연장 반대 △최저임금 차등 적용 반대 및 대폭 인상 △불평등 양극화 타파 등을 요구할 방침이다.
이소연, 최은희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