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꿀벌 지킴이로 나섰다. 태양광 전력을 활용해 꿀벌의 생육환경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개체수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한화그룹은 오는 20일 '유엔(UN) 세계 꿀벌의 날'을 맞아 태양광 전력을 활용한 탄소저감벌집 '솔라비하이브(Solar Beehive)'를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한화가 국립 한국농수산대학교에 시범적으로 설치한 솔라비하이브에는 약 4만마리 꿀벌들이 살며 교내 실습용 과일나무와 주변 지역 식물 수분에 도움을 준다. 꿀벌들의 생육과 활동 데이터는 꿀벌 개체 수 관련 연구에 활용할 예정이다. 앞서 한화는 이를 위해 농수산대학교와 지난 11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솔라비하이브는 꿀벌의 생육환경을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 벌통과 벌통에 전력을 공급하고 제어하는 외부설치물로 구성된다.
벌집 상단에 설치한 태양광 모듈에서 생산한 전력으로 벌통 내 온도, 습도, 물과 먹이 현황을 확인하고 제어해 벌통에서 측정한 데이터를 앱으로 실시간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 시스템이 적용됐다. 말벌 같은 꿀벌의 천적 출몰을 소리 측정과 분석을 통해 탐지하는 기능도 탑재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농작물 중 70% 이상이 꿀벌의 수분으로 생산되나 기후변화로 꿀벌의 개체 수와 종 다양성이 급감하고 있다.
꿀벌의 급감은 식물에서 동물로 이어지는 생태계 붕괴와 이로 인한 인류의 식량위기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문제다. 이런 가운데 태양광 발전소의 주변 환경을 잘 활용하면 꿀벌 보호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지난해 12월 '영국·프랑스 통합생태학회'에서 발표됐다고 한화는 설명했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태양광 발전소 인근 지역의 식생을 활용하여 양봉을 병행하는 사례도 있다. 태양광 패널 하부에 야생화를 심어 꿀벌과 나비 등 수분 활동을 하는 곤충들에게 적합한 서식지를 조성하는 방식이다.
김혜경 한국농수산대학교 산업곤충학과 교수는 "솔라비하이브는 꿀벌의 발육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병해충 등의 위험 요인을 즉각적으로 감지할 수 있어 꿀벌의 개체 수 증식 및 종 보존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은식 기자 eunsik8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