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이 3년만에 상반기 전략보고회를 주재한다. 아울러 미래 성장 분야에 오는 2026년까지 5년간 국내에 106조원을 투자한다.
26일 LG그룹에 따르면 오는 30일 LG전자 HE사업본부를 시작으로 각 사 경영성과와 향후 사업전략을 점검하는 전략보고회를 약 한달에 걸쳐서 진행한다.
LG그룹은 매해 상반기와 하반기에 그룹 총수가 주재하는 전략보고회를 열었으나 구 회장 취임 이후인 2020년부터는 하반기에만 전략보고회를 열었다.
구 회장이 2년간 열지 않은 상반기 전략보고회를 이번에 부활시킨 것을 두고 재계 일각은 대외 경영 여건이 녹록치 않다는 판단에 따른 조처라고 풀이했다.
구 회장은 계열사 경영진들과 함께 사업·기술·고객 포트폴리오 등 중장기 사업전략을논의한다. 특히 고객가치를 중심에 둔 미래준비를 위한 실행 방안 등을 집중해서 논의할 예정이다.
구 회장은 이날 국내에 최첨단 고부가 생산시설 확충, 인프라 구축 등 미래 성장 분야에 5년간 106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투자금 106조원 중 48조원은 연구개발(R&D)에 집중한다.
LG는 "경영환경의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확고히 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기위해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투자로 LG는 배터리·배터리소재, 전장, 차세대 디스플레이, 인공지능(AI)·데이터(Data), 바이오, 친환경 클린테크 등 미래성장 분야는 장기적 관점에서 선제 투자를 강화해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스마트가전, TV, 화학, IT·통신 등 기존 주력사업에서는 지속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국내와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견고하게 다진다는 방침이다.
분야별로 총 투자금액 중 43조원은 미래성장 분야에 집중된다. 이중 절반에 가까운 21조원은 배터리·배터리소재, 전장, 차세대 디스플레이, 인공지능(AI)·데이터(Data), 바이오, 친환경 클린테크 분야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LG는 전자, 화학, 통신 등 주력사업을 고도화하고, AI, 바이오, 친환경 클린테크 등 미래성장 사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2026년까지 매년 약 1만명 총 5만명을 직접 채용할 계획이다. 신규 첨단사업을 중심으로 앞으로 3년간 AI, 소프트웨어(SW), 빅데이터, 친환경 소재, 배터리 등의 R&D 분야에서만 전체 채용 인원의 10%가 넘는 3000명 이상을 채용할 방침이다.
스마트공장 확대와 사회환경지배구조(ESG) 경영 등 협력사 상생 생태계 육성에도 집중한다. 협력사 상생 생태계 육성을 위해서는 1조2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 등 상생 프로그램을 확대할 방침이다.
LG관계자는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고객가치 혁신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준비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기업의 소임을 적극 실천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편 구 회장은 지난해 권영수 부회장을 그룹 계열사인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로 인사 이동 시키면서 본격적인 '구광모 체제' 개막을 알렸다. 자연스럽게 지주사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재계는 예상했지만 구 회장은 지주사의 힘은 빼고 계열사 독립 경영에 무게를 실었다.
대표적인 것이 포스트 권영수에 오른 권봉석 부회장은 전자·화학·디스플레이·유플러스 등 그룹 핵심 계열사의 의장직을 거머쥐고 있던 권영수 부회장과는 달리 전자 이사회 의장만 겸직했고, 창사 이래 처음으로 이사회 의장직을 사외이사가 맡은 곳도 있다. LG이노텍은 사외이사인 채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를, LG헬로비전은 고진웅 전 딜라이브 부사장에 맡겼다.
이 때문에 구 회장이 '권영수 날개밑'을 벗어나 본격적인 자신만의 색깔을 과감히 드러낼 것으로 재계는 관측했다.
윤은식 기자 eunsik8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