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3일(현지시간) 부로 100일이 지났다. 100일이 지난 지금 전쟁은 장기화의 수렁에 빠져 있다. 러시아가 빠르게 승리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우크라이나의 저항이 거세 장기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필사적 저항에 밀려 수도 키이우 점령을 포기한 러시아군은 동부 돈바스에서 점령지를 넓히기 위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일 뤽상부르 의회에 지금까지 최소 수 만명의 우크라이나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정확한 집계가 어렵지만 함락된 마리우폴에서만 2만1000명이 넘는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관리들은 보고했다.
또한 러시아에 점령당한 우크라이나 영토 면적이 12만 5000㎢에 달한다. 이는 베네룩스 3국(벨기에·네덜란드·룩셈부르크)을 합친 것보다 크며, 한반도의 절반 정도에 달하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또한 30만㎢에 달하는 국토는 지뢰와 불발탄으로 오염됐다.
이번 전쟁으로 약 1200만명의 실향민이 발생했고, 이 중 여성과 어린이를 중심으로 500만명 이상이 해외로 피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은 우크라이나의 민간인 사망자가 4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전쟁이 계속해서 장기화되자 세계 각국에서 러시아를 향해 멈출 것을 촉구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문을 내고 “즉시 폭력 사태를 중단하고 필요한 모든 이에게 인도주의적 접근을 허용하라”라며 “교전 지역에 갇힌 민간인을 안전하게 대피시켜라"라며 "민간인 긴급 보호와 국제 규범에 따른 인권 존중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엔은 인도주의적 노력에 헌신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선의의 외교적 노력을 빨리할수록 이들 국가와 세계를 위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침공을 명령한 이후 100일 동안 전 세계는 조국을 위해 싸우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용기와 결의를 목격 중이다”며 “우리의 목표는 간단하다 침략을 억제하고 방어할 수단을 가진, 민주적이고 독립적이며 자주적이고 번영하는 우크라이나를 보길 원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에게 “전쟁이 초래한 이 분쟁과 고통, 세계적 격변을 즉각 끝내야 한다. 미국이나 우리의 동맹 및 파트너 누구도 러시아에 고통을 가하는 전쟁 연장을 모색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협상은 지난 3월 말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5차 협상을 끝으로 잠정 중단된 상태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슐츠 독일 총리와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와 대화를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