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미용성형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자체 개발한 의료기기로 지방이식 시장을 본격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16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SVF(Stromal Vascular Fraction, 기질혈관분획) 추출기기’를 직접 개발, 미용성형 분야 중에서도 지방이식술 시장에 뛰어든 기업들이 늘고 있다.
‘SVF’는 지방조직 내 면역세포 등과 같은 세포집단으로, 이는 지방이식 구성에 있어 핵심인 줄기세포와 지방세포들의 몸 속 ‘생착률’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SVF를 활용하면 이식된 지방조직이 자신의 조직과 결합할 때 효과와 지속기간을 증가시킬 수 있다. 즉, 외부 물질이 아닌 내 몸의 일부가 되도록 돕는 ‘물질’과도 같다.
‘줄기세포+SVF’ 함께 이식하면 시술 효과 높아
SVF 지방이식은 기존의 단순 자가지방 이식술의 단점을 보완한 성형술이다. 자가지방 이식술은 환자의 복부·허벅지 등에서 순수 지방세포만을 추출해 원하는 부위에 넣어주는 방식으로 이물감이나 면역거부 반응은 없지만 생착률이 30%~50%에 불과하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줄기세포를 포함한 SVF를 함께 이식하면 생착률을 약 20% 이상 증가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혈관생성 및 혈액공급 △상처회복 및 조직재건 △세포사멸 예방 등 시술 후 회복을 촉진시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
여기서 줄기세포는 체내 세포 중 하나로 상처받은 조직이나 죽은 세포를 대체하는 역할로서, 새로운 세포를 공급하는 데 기여한다. 새로운 세포 공급자인 ‘줄기세포’와 정착 도우미 ‘SVF’가 합쳐진다면 이식된 지방이 자리잡는 데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SVF 지방이식은 얼굴, 가슴, 엉덩이 등 다양한 부위에 활용할 수 있고 기존 보형물 삽입 수술과는 달리 자연미를 살릴 수 있기 때문에 여성들의 선호도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바이오 기업, SVF 추출기기로 시장 진출 속속
이에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SVF를 고수율로 빠르고 정확하게 추출해 내는 의료기기들을 자체 개발해 미용성형 지방이식 시장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기존 SVF 추출은 의료진이 직접 수작업으로 분리정제 과정을 수행해왔다. 이는 의료진의 능숙도나 환경 등의 변수에 따라 세포 수율 변동성이 커 일정한 효과를 내기 어려웠다.
특히 세포의 추출 후 관리까지 모두 수작업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외부 환경 접촉에 따른 감염이 있을 수 있어 세포 안전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도 꾸준히 지적돼 왔다.
최근 시지바이오는 자체 개발한 SVF 자동추출 기기 ‘셀유닛(Cellunit)’을 미용성형 분야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행보를 보여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셀유닛은 의료진이 환자로부터 추출한 지방조직에서 줄기세포 및 SVF를 분리·정제하는 의료기기로, 기존에 의료진이 수작업으로 수행하던 과정을 버튼 하나로 전 자동화했다. 숙련자가 아니어도 버튼 하나만으로 모든 과정을 수행할 수 있어 수행자의 능숙도나 환경 등 변수에 따라 변동폭이 크던 정제율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 소요시간도 45분에 불과해 시술시간도 대폭 단축됐다.
또한 전자동 추출방식으로 확실한 무균 시스템을 구축한 것도 눈에 띈다. 이를 통해 세포가 외부에 노출되면서 생기는 오염과 손상 문제를 원천 차단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셀유닛은 국내 최초로 분리과정에서 우수한 품질관리(GPM급)를 받은 콜라겐 분해효소를 사용해 세포 안정성을 높였다.
이 밖에도 동구바이오제약이 자체 개발한 SVF 추출키트 '스마트엑스(Smart-X)'를 지난 2015년 출시했다. 스마트엑스는 자가지방유래 줄기세포 추출키트로 세포 손실을 최소화해 추출이 가능하며, 최근에는 기존 미용성형 분야 외 다양한 치료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휴림바이오셀은 지방줄기세포를 자동으로 분리·추출하는 의료기기인 ‘휴리셀(HURICELL)’을 출시한 바 있다. 휴리셀은 추출한 지방조직을 씻고 정제한 후 줄기세포를 분리하는 모든 공정을 자동화했다. 또한 모든 공정의 소요 시간을 75분으로 감소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줄기세포 지방이식술의 성공은 살아있는 고순도의 SVF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추출하느냐에 달려있다”며 “결국 융합 바이오 기술을 통해 시술의 정확성과 환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