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마크롱, 2기 국정 운영 ‘빨간불’…총선서 과반 확보 실패 전망

佛 마크롱, 2기 국정 운영 ‘빨간불’…총선서 과반 확보 실패 전망

프랑스 하원 577석 결선투표
여론조사 기관, 여권 의석 230~250석 예상

기사승인 2022-06-20 07:47:52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사진=AP, 연합뉴스

프랑스 총선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끄는 여당연합이 과반수에 미달하는 의석을 얻은 것으로 추산된다. 

29일(현지시각) BBC·가디언·로이터·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출구조사에서 여당연합은 230~250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절대 과반수 289석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야권은 약진했다.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 대표가 주도하는 사회당과 녹색당으로 구성된 좌파연합 뉘프는 140~160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돼 제1야당으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또 마린 르펜 대표가 이끄는 극우 성향의 국민연합(RN)은 지난 2017년 8석에서 80석 이상으로 많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관들의 예측대로라면 프랑스에서 20년 만에 처음으로 여당이 국회에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된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재선에 성공한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2기 국정 운영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마크롱 대통령이 공약한 감세, 연금 개혁, 은퇴 연령 62세에서 65세로 상향 등을 추진하려면 반드시 다른 세력과 협력을 이뤄내야 하므로 추진력이 힘을 잃을 수 있다. 이날 전국에서 뽑힌 임기 5년 하원의원 577명은 마크롱 대통령 임기와 거의 같이한다.

BBC에 따르면 여론조사 전문가 제롬 푸르케는 “(마크롱이) 프랑스를 통치하기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매체는 마크롱 대통령의 위치가 확실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새롭게 만들어진 야당의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BBC는 “전통적인 야당이 아니라 젊고 급진적인 지지자들이 유입된 새로운 좌익 연합과 맞닥뜨릴 것”이라며 “이들은 연금 등 새로운 입법 통과를 방해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것이며 필요할 때 거리 집회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멜랑숑 대표는 지지자들에게 “대통령 정당은 완전히 패배했고 과반수에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르펜 대표도 “마크롱의 모험은 끝났다”고 했고, 조던 바델라 국민연합 임시당수는 자신의 정당을 ‘쓰나미’에 비유했다. 바델라는 TF1 TV에 출연해 
“오늘 밤의 메시지는 프랑스 국민들이 마크롱을 소수를 대표하는 대통령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 인사들은 선거 결과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브루노 르 메르 재무장관은 “충격”이라며 “다른 세력이 협력하지 않으면 프랑스를 개혁하고 시민들을 보호하는 우리의 능력을 방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리비아 그레구아르 정부 대변인은 프랑스TV에서 “실망스러운 1위지만 그래도 1위”라며 “좌파에도 온건파가 있고 우익에도 우리 편에 설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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