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현서원은 호국보훈의 달의 끝자락인 지난달 28일 호국영령들의 넋을 기리고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아리랑 토크쇼”열고 성료 했다고 4일 전했다.
공감토크 고청사랑방은 공주와의 인연을 가지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명사와 문화예술인들을 초청하여 삶의 이야기와 생활 노하우를 공유하는 프로그램이다.
수많은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고 비로소 인지도를 획득한 인물들의 속사정과 이면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기에 흥미와 관심은 배가된다.
이날 사랑방손님은 평화의 공주아리랑 콘셉트에 딱 맞는 남은혜 명창이 출연했다.
묵계월(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선생의 제자이자 민간 차원에서 공주아리랑을 여러 나라에 알린 장본인이다.
사회를 맡은 이종태 전 KBS 아나운서는 한반도의 평화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하루빨리 종식되기를 간절히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공주아리랑을 불러 달라고 요청했다.
남은혜 명창과 공주아리랑보존회 회원들의 구성진 목소리에 피리(조성환) 선율과 장구(서동률)의 라임이 더해져 색다른 풍류를 자아냈다. ‘한(恨)’의 정서를 대별하는 고통과 시련의 아리랑이 아니라 평화와 초월의 아리랑을 선사했다.
농번기에도 지역 주민이 제법 모였다. 팬데믹 시기에 우리 가락을 현장에서 들을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일까. 소리꾼의 음색은 오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하나 둘 멈춰 세웠다. 남 명창의 개인사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남은혜 명창은 어린 시절 카세트플레이어를 스승 삼아 테이프가 닳도록 민요를 카피했던 일, 12세에 강제로 시집을 와서 육아와 노동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어머니의 유일한 노래 아리랑, 안비취 선생과의 만남, 묵계월 선생과의 인연, 공주아리랑을 알리기 위해 작은 무대라도 마다하지 않고 흔쾌히 나섰던 일화 등 남은혜 명창의 인생사가 가감 없이 소개됐다.
더불어 명창은 관객의 요구에 응하여 즉석에서 우리나라 아리랑의 지역별 특색과 차이점을 노래로 확인해주는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특히 이날 토크쇼에서는 공주아리랑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는 사실이 재조명됐다.
남 명창은 2003년부터 공주아리랑보존회를 결성하여 당시 공주시민들도 생소했던 공주아리랑을 채록하고 관련 자료를 수집하여 정리하였다.
공주아리랑보존회의 선구적인 노력은 공주아리랑이 2012년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공주아리랑보존회 관계자는 "앞으로 공주아리랑의 발전과 계승을 위해서는 공주시민의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지자체의 꾸준한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공주=오명규 기자 mkyu102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