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대 성남시의회 박광순 의장은 최근 집무실과 자택 압수수색으로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다. 검찰수사 여부에 따라 박 의장은 직무정지를 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는 있지만, 적어도 전반기 의장직은 유지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에 더 많은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27일 성남시기자단이 만난 박 의장은 검찰의 수사 여부와 상관없이 시민을 위한 성남시의회를 만들겠다는 열정이 남달랐다. 검찰수사에 대한 위축은 전혀 없어 보였고,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의회를 만들기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내 할 일을 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우선 박 의장은 전반기 의장으로서 의회를 어떻게 이끌 것이냐는 질문에 대뜸 "의회를 대표하는 의장으로서 겸손하면서도 당당하게 의장의 직무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시의 미래 주력분야(바이오헬스 허브, 의료 기기, 아시아실리콘밸리, 백현MICE, 야탑밸리 등)는 집행부에 지속적으로 요청할 것이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은 도와 주겠다"면서 "의원들의 의정활동 보좌에 힘써 시민들을 위한 의정활동을 통해 신뢰받는 의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제9대 시의회 의정방향과 기조를 묻는 질문에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의회를 만들기가 우선"이라며 '군군신신 부부자자(君君, 臣臣, 父父, 子子)'란 의정 철학을 소개했다. 이는 공자의 말로 임금은 임금다워야, 신하는 신하다워야, 아비는 아비답게, 자식은 자식다워야 태평성대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시의원은 시의원답게, 의회사무국 직원은 의회사무국 직원답게, 집행부는 집행부답게 구성원 각자가 자기 맡은 역할과 구실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렴하고 검소한 의회를 만들겠다. 의회부터 예산절감과 검소한 생활을 할 것"이라며, "공정하고 친절한 의회를 만들고, 사회적 약자에게 힘이 되는 의회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출했다.
기자단은 "의회운영이 당리당략에 따라 이분법적으로 운영돼 아쉬운 점이 있다"며 해결할 수 있는 의회 운영에 대한 소신과 전략을 물었다.
이에 대해 그는 "시의원들은 항상 다수 시민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틀 안에서 행동하고 시민을 바라보고 업무를 진행해야 한다"면서 "의견이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양당이 충분히 대화와 토론을 진행해 의회를 이끌어야 한다. 의장으로서 여·야를 떠나 협치를 통해 중재자의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시 집행부와 꾸준히 소통하겠다"고 답했다.
끝으로 성남분당경찰서 서장 출신인 그는 최근 일어난 경찰 집단행동에 대해 단호히 "바람직하지 않다"는 소견을 밝혔다.
그는 "경찰은 상급자의 명령에 복종해야 하고, 국가의 치안·공공 안전 질서를 유지하는 게 경찰의 기본 책무"라면서 "군이나 경찰은 특별 권력관계로 상급자가 명령하면 들어야만이 그 본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가 있기 때문에 그런 권력관계를 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계급이라는 게 있는 거고, 그런데 만약 그것이 무너지고 흐트러지면 나라는 절단날 수 있다"면서 "나라를 운영하려면 기본적으로 있어야 하는 근간은 있어야 되고, 그 근간을 구성하는 조직이나 이런 사람들에게는 다른 조직보다는 보다 더 특별한 이를테면 '복종 의무'가 있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성남=박진영 기자 bigma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