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보험금 지급 거절했다가 패소

삼성화재, 보험금 지급 거절했다가 패소

보험설계사 설명 미흡 재판 과정서 드러나
설계사와 계약 시 각별한 주의 요구

기사승인 2022-08-21 21:36:58
삼성화재 CI.   삼성화재

피보험자(보험 가입자)가 보험설계사에게만 병력을 알리고 보험사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험금 지급 거절 한 보험사에게 법원이 보험금을 지급해야한다고 판결했다. 보험사가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하기 위해서는 피보험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을 입증해야한다는 취지인데, 보험설계사와 보험계약 시 세밀한 계약서 검토가 요구된다. 아울러 보험 설계사에 대한 보험사의 관리 감독 및 철저한 교육도 필요해 보인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방법원 제11민사부(합의)(나)는 원고 A씨가 삼성화재해상보험주식회사를 상대로 청구한 보험에관한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을 했다.

A씨는 보험설계사를 통해 2018년 12월 께 삼성화재와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2020년 3월 A씨는 폐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한 후 삼성화재에 보험금을 청구했다. 하지만 삼성화재는 A씨가 고지의무를 위반했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A씨는 보험설계사에게 자신의 병력을 모두 고지했고 보험계약 체결 당시에도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보험계약 체결 전 암 가능성이 있다는 의사 소견을 알리지 않은 것은 고지의무를 위반한 것이고 이는 중요한 사항으로 상법에 따라 보험계약을 해지했고 따라서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설계사 또한 설명의무를 위반한 바 없고 설계사의 고의 또는 과실을 인정할 수 없다며 A씨에게 손해배상의무도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계약 전 알릴 의무는 보험계약에 있어 중요한 사항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되므로(상법 제651조의2)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고지의무 대상이 된다고 할 것"이라며 "설계사는 보험계약 체결 권한 등이 없으므로 보험모집인에게 알릴 것만으로는 고지의무 대상이 되는 중요사항을 고지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그러한 경우에도 보험자가 (설계사에만 알릴 경우)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하지 위해서는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중요한 사항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고도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해 고지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실을 보험자가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보험설계사가 원고에게 계약 전 알릴 의무사항 및 그 위반의 효과에 관하여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한편 삼성화재는 1심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를 제기한 상태다. 

윤은식 기자 eunsik80@kukinews.com
윤은식 기자
eunsik8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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