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환자들이 ‘증강현실(AR) 재택 운동’ 프로그램을 통해 집에서 재활운동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장원혁 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 교수팀은 이같은 프로그램을 도입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환자 68명을 기존 재택 운동 프로그램 그룹과 AR 재택 운동 프로그램 그룹으로 나눠 한 달간 관찰했다. 기존 재택 운동 프로그램은 그림이 포함된 서면 안내문을 보고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 프로그램은 AR 장비를 집에 설치해 사용한다. 사용자가 설치된 모니터 앞에 서면 센서가 환자 몸을 인식해 스크린을 통해 환자의 움직임을 볼 수 있다. 동작들은 점수로 환산돼 각 세션에서 80% 이상 달성하면 다음 레벨로 넘어간다.
매 세션마다 기록된 환자 재활 운동 점수는 전문치료사들에게 전달된다. 수시로 전달되는 개별 재활 운동 기록을 바탕으로 전문치료사들은 매주 진행하는 전화 상담 때 환자 치료 현황에 맞는 적절한 피드백을 할 수 있다.
환자들은 △프로그램 이용 전 △프로그램 이용 후 △프로그램 한 달간 이용 후 등 총 세 번 재택 운동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다. 평가 내용은 균형 기능 평가 외에 환자들의 낙상에 대한 두려움, 우울감과 같은 심리 평가도 함께 진행됐다.
두 그룹 모두 각각 프로그램 시행 후 균형 및 심리 평가 결과가 향상됐다. 균형 기능 평가와 삶의 질 점수는 1~2점 차이로 AR 재택 운동 프로그램 그룹이 기존 재택 운동 프로그램 그룹보다 다소 높은 점수가 나왔다.
낙상에 대한 두려움은 AR 재택 운동 프로그램 그룹이 프로그램 이용 전보다 이용 후 점수 차이가 더 컸다. 기존 재택 운동 프로그램 그룹은 프로그램 이용 전(21.7점)과 한 달간 이용 후(20.8점) 큰 차이가 나지 않았으나, AR재택 운동 프로그램 그룹은 이용 전(25점) 대비 한 달간 이용 후(19.3점) 5.7점 낮아졌다.
AR 재활 운동 프로그램 사용 시 낙상사고도 발생하지 않아 안전성도 함께 확인됐다. 단 척추 동맥 박리 이력이 있는 환자가 프로그램 이용 중 어지러움을 느껴 실험을 중단한 케이스가 있었다. 척추 동맥 박리 등 목혈관 질환이 있는 환자는 프로그램 이용 시 갑작스럽거나 빠른 목 동작은 피하도록 사전에 전문가와 상의가 필요하다.
장 교수는 “기존 방식에서 큰 변화가 없었던 재활 운동 프로그램에 차세대 기술인 증강현실 기술을 접목하면서 ‘집에서도 언제든 맞춤 재활 치료’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환자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더 나은 치료 방식에 대한 고민을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장애와 재활(Disability and Rehabilitation)' 최근호에 게재됐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