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임실군이 ‘섬진강 르네상스’를 구현한다는 야심찬 계획으로 추진한 잦은 토목공사 등이 전북대표 관광지로 손꼽히는 옥정호 수질을 악화시켜 심한 녹조현상을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임실군의 호소 관리 미흡도 옥정호 녹조를 키운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임실군에서 농업용수로 관리되는 옥정호 물은 정읍시에서는 일부 시민들의 생활용수로 쓰이고 있는데, 지난 29일 기자가 찾은 옥정호는 짙은 녹조로 덮여 초록색 물감을 풀어놓은 색깔로 방문객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녹조현상은 기온이 올라가면 수온이 오르고, 수온이 올라가면 물속에 있는 유해남조류가 광합성을 활발히 해 번식력이 증가하면서 생긴다.
또 비가 오면 오염원들이 호수에 흘러들면서 유해남조류의 먹이가 돼 유해 남조류의 번식을 돕는데, 결국 오염원으로 인한 녹조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전문가들은 “지역 곳곳에서 유입될 수 있는 오염원을 원척적으로 차단하기란 어렵지만 지자체의 특별한 관리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생활환경 곳곳에서의 녹조 원인이 될 수 있는 오염원은 ‘먼지’ 등의 비점오염원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일반적으로 비점오염원은 토목공사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비산먼지 등으로, 공사 현장의 비산먼지 관리는 소홀히 취급되는 실정이다.
옥정호 현장에서 만난 지역민 K씨는 “임실은 지난 몇 년간 토목공사에 치중했다”며 “하드웨어적인 측면보다는 컨텐츠 개발로 풍요로운 임실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옥정호를 자주 찾는다는 전주시민 H씨 “지난해 장마 때 옥정호에 엄청나게 유입된 생활폐기물과 나무뿌리, 갈대 등 덤불 덩어리들이 그대로 호수에 있었다”고 증언했다.
임실군 옥정호 운영관리 관계자는 옥정호 녹조 완화 대책으로 “수질개선을 위해 배를 타고 휘젓는 방법을 쓰고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녹조현상 완화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점도 인정했다.
전북도 물환경관리과 관계자는 “옥정호 녹조는 추석 전후로 기온이 내려가면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실군이나 전북도 모두 옥정호 녹조 완화를 위한 현실적인 대책 마련보다는 자연적인 현상에만 기대고 기온이 내려가기만 바라는 안일한 대응을 보였다.
임실=이건주 기자 scljh1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