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도는 복지위 국감...국민연금·건강보험 겨냥

반환점 도는 복지위 국감...국민연금·건강보험 겨냥

기사승인 2022-10-08 06:30:06
국정감사.  쿠키뉴스 자료사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가 일단락됐다. 다음주에는 직원이 46억원을 횡령하고 해외로 도피한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보건복지부 소관·산하기관에 대한 국감이 이어진다.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 국감에서는 류영진 전 식약처장의 마스크 인허가 특혜 의혹이 집중 제기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류 전 식약처장을 통해 특정 마스크 업체에 판매 승인 등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전 사무부총장은 한 마스크 업체 청탁을 받고 류 전 처장을 통해 식약처 국장과 만날 수 있게 연결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당사자인 김상봉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은 청탁받은 게 아니라며 “민원 상담”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 5일과 6일에는 양일에 걸쳐 복지부와 질병관리청에 대한 감사가 이뤄졌다. 비대면 진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백신 부작용 피해자 보상이 주요 현안으로 다뤄졌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은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인 닥터나우가 전문의약품 이름을 한 글자만 수정해 광고하는 등 교묘한 방법을 통해 약사법을 위반한 정황이 있다고 지적했다. 탈모약인 ‘프로페시아’를 ‘프도페시아’로, 지루성 두피염약인 ‘크러벤'을 '크러번’으로 바꾸는 식이다. 

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비대면 진료 플랫폼의 전문의약품 광고가 과잉진료와 보험재정 낭비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닥터나우는 여드름 치료 전문의약품 이소티논을 ‘매번 가서 처방 받는 여드름 약, 이제 앱으로 쉽게 받으세요’라는 문구를 삽입해 SNS에 광고했다. 신 의원이 사례로 든 전북 지역 한 의원의 경우는 비대면 진료를 통해 단순 미용 목적이면 비급여로 처방해야 하는 이소티논을 급여로 처방했다. 건보공단에 부당청구한 금액은 3억원에 달했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피해자들이 직접 국감장에 나와 정부 미흡한 보상을 지적했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6일 “질병청은 120일이라는 백신 인과성 심사 기한을 지키지 않고 심지어 1년 넘게 판정을 미루고 있다”고 질타했다.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뇌출혈 진단을 받은 남성에게 국가가 피해를 보상하라는 첫 법원 판단에 질병청이 항소한 것을 두고도 비판이 이어졌다. 질병청은 “항소 결정을 재검토하겠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백경란 질병청장은 바이오 기업 주식 보유뿐만 아니라 무책임한 답변 태도로 쓴소리를 들어야했다. 백 청장은 취임 전 정부 자문위원때부터 청장 취임 이후까지 유전체 빅데이터 업체 ‘신테카바이오’ 3300여주를 보유하면서 이해충돌 논란이 일었다. 해당 업체가 지난 2019년부터 3년간 국비 446억원이 투입된 정부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또 백 청장은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피해자 사례와 관련해 “보고 받지 못했다”거나 “언론에서 봤다”고 답해 야당 의원들의 질책을 받았다. 여당인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까지 “야당으로부터 청장 거취 문제까지 거론됐다. 국정감사를 받으러 온 청장이 말투가 쌀쌀하고 (태도가) 뺀질뺀질하다”고 질책했다. 

복지위는 오는 11일에는 국민연금공단,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을 감사한다. 12일에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국립중앙의료원, 대한적십자사 등 보건기관, 13일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상대로 감사가 이어진다. 이후 20일, 종합감사로 올해 복지위 국정감사가 마무리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쿠키뉴스 자료사진

국민연금공단을 상대로는 연금기금 운용과 연금개혁 방향에 대한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기금은 올해 들어 7월까지 누적 운용 수익률이 -4.69%로 잡정 집계됐다. 경기둔화 우려, 달러 강세 등 국내외 여건은 긍정적이지 않다. 연금 기금 고갈 시점을 포함한 5차 재정계산이 내년 3월 나올 예정이다. 연금개혁을 두고는 모수개혁(보험료율·소득대체율 조정)만으로는 역부족이고 연금제도 구조를 변경하고 제도 기능·역할을 변화시키는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투자현황과 관련한 질의가 나올 수도 있다. 지난해 국민연금은 미쓰비시 등 전범기업, 가습기살균제 기업에 투자해 질타를 받았다. 

오는 13일 열리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감은 이번 복지위 국감 최대 화두다. 국감을 약 1주 앞두고 지난달 2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팀장급 직원이 46억원을 횡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전결 시스템을 악용해 의료기관에 지급 보류된 진료비를 자신의 계좌에 7차례에 걸쳐 빼돌렸다. 건보공단은 뒤늦게 해당 직원의 상관 2명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복지부는 지난달 25일부터 특별감사에 착수했다.

건보공단은 직원 개인정보 유출, 금품수수, 성비위 등으로 최근 5년간 파면·해임된 직원이 22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보공단의 임직원 친인척 채용 인원은 최근 4년간 197명으로 복지부 산하 공공기관 중 가장 많다는 사실도 추가로 드러나 집중포화가 예상된다. 같은날 열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감에서는 혈우병 환자 가족이 출석해 A형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 급여화 필요성을 언급할 예정이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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