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 주요지수는 기업의 호실적과 영국의 금융시장 안정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했다.
17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50.99p(1.86%) 상승한 3만185.82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94.88p(2.65%) 오른 3677.9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354.41p(3.43%) 뛴 1만675.80로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영국의 신임 재무부 장관이 ‘트러스표’ 감세 정책을 사실상 백지화한 것에 주목했다. 영국 증시는 상승하고 국채 금리는 떨어지면서 시장은 안정을 찾았다.
제러미 헌트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리즈 트러스 총리의 감세안에 대해 “대부분 되돌리겠다”고 밝혔다. 최저 소득세율을 20%에서 19%로 낮추는 시기를 1년 앞당기려던 것은 아예 취소해버리고 에너지 요금 지원도 취약계층 위주로 지원한다고 밝혔다. 헌트 장관에 따르면 지금까지 취소한 감세안 규모는 연 320억파운드(약 52조원)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달 23일 연 450억 파운드(73조원) 규모 감세안이 포함된 미니예산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파운드·달러 환율은 1% 이상 높아진 1.135달러대에서 거래(파운드화 강세·달러화 약세)됐다.
영국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자 뉴욕증시에 대한 금리 압박이 완화됐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줄어 미 국채수익률은 하락했다.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이자율과 개인·기업 대출의 방향을 설정하는 벤치마크 금리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3%대로 다시 내려왔고, 연준의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4.50%에서 4.44%로 하락했다.
국채 수익률이 떨어지고 기업 호실적까지 겹치면서 증시는 랠리를 펼쳤다.
기술주는 강세를 보였다. 애플(2.91%) 구글 모회사 알파벳(3.53%) 등 주가는 상승했다. 줌비디오가 6.09% 뛰고 중국 인터넷주식들이 일제히 오르는 등 다소 투기적 성격의 기술주의 랠리도 두드러졌다고 CNBC는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주가는 월가의 전망을 상회하는 실적에 힘입어 6.06% 상승했다. 호실적을 발표한 뉴욕멜론은행 주가도 5.08% 뛰었다. JP모건체이스(4.20%), 웰스파고(1.83%) 등 다른 금융주도 상승세를 보였다.
이번 주에는 넷플릭스, 테슬라, IBM, 존슨앤드존슨, 유나이티드항공, 아메리카항공, 아메리카익스프레스, 유니온퍼시픽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투자자들은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에 직면한 상황에서 각 기업들의 내놓은 실적 가이던스를 통해 전망을 크게 하향 조정할지 지켜보고 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향후 주가 반등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은 이날 낙관적인 보고서를 내놨다. 그는 불트랩(약세장에서 일어나는 일시적 반등)이 지난 14일 종가보다 약 11% 더 높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반면 UBS와 바클레이즈는 내년까지 고통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크 해펠레 UBS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성장에 대한 위험과 변동성 증가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은 채권에 비해 저렴해 지지 않았고 성장과 수익의 둔화에도 가격이 매겨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바클레이즈는 증시에 경기 침체 위험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올해 말 S&P 전망치로 3200을 제시했다. 이는 약 12% 하락한 수준이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