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현지 언론 타이베이타임스는 대만 행정원이 지난 6월부터 이달 말까지 철도, 공항, 항구, 발전소, 천연가스 시설, 통신 타워, 케이블TV 방송국 등 국가 주요 기반 시설의 재난 대비 회복성을 시험하는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소식통은 “이 모든 주요 기반 시설이 동시에 공격당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근거해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쟁 시 해당 시설 직원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최단 시간 내 어떻게 비상 시스템을 만들어 시설 재가동을 하는지 등이 훈련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차이잉원 정부가 지난 몇 년간 자연적, 인적 비상사태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고자 비상 훈련을 재난 방지 노력에 통합시키려 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벌어진 통신 두절 사태와 대만 해협에서의 군사적 긴장 고조에 따라 행정원이 전쟁 대비 훈련을 개시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쑤전창 대만 행정원장(총리)은 지난 7일 입법원(의회)에서 “전쟁이 발생한다면 대만이 충분한 준비를 해야 한다”며 “정부는 무기, 식량, 의약품 등을 포함한 각종 관련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천정치 대만 경제부 차장(차관)도 6일 중국의 봉쇄 또는 침공에 대비해 대만은 식량·전투 장비·에너지 등 비상용품을 비축하고 있으며 이를 매달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마이클 길데이 미국 해군참모총장은 19일(현지시간) 현지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중국이 이르면 올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올해나 내년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점점 더 공격적인 중국과 러시아를 지켜보면서 미 해군은 함대의 규모를 확장하려는 어떠한 노력보다 ‘오늘 밤 전투태세’를 우선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제 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대만 통일을 위해 무력사용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등 강경 발언을 쏟아내면서 중국과 대만의 관계는 살얼음판을 달리고 있다.
시 주석은 “우리는 평화통일이라는 비전을 위해 최대한의 성의와 노력을 견지하겠지만 무력 사용 포기를 결코 약속하지 않을 것이고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옵션을 가질 것”이라면서 “조국의 완전한 통일을 반드시 실현할 것이며, 또한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외부 세력의 간섭과 극소수의 대만 독립 분자, 그 분열 활동을 겨냥한 것이지 결코 광범위한 대만 동포들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앞서 지난 8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면서 양안관계가 악화됐다. 미국은 지난 1979년 중국과의 수교를 위해 대만과 단교한 후 고위 관계자의 공식적인 대만 방문을 꺼려왔다.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하자 중국은 대규모 실탄 훈련 등을 실시한 바 있다. 이후 중국은 대만에 대한 경제적 보복을 단행했다. 대만 주변 해역에 미사일도 실사격 발사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