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빅테크의 실적 쇼크에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26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37p(0.01%) 상승한 3만1839.11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8.51p(0.74%) 하락한 3830.60,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28.12p(2.04%) 내린 1만970.99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캐나다 중앙은행(BoC)이 금리 인상(0.5%p 인상) 속도를 늦추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도 공격적 긴축 기조를 완화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을 높였다. 캐나다는 지난 7월 1%p, 9월 0.75%p 자이언트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하지만 미 주택담보대출(모기지) 평균 금리가 7%를 돌파하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확대됐다. 미 모기지은행협회(MBA)가 집계한 30년 만기 고정금리 모기지의 평균 금리는 지난주 한주 새 0.22%p 상승한 7.16%까지 올랐다.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주요 빅테크의 우울한 실적은 최근 상승세를 보이던 시장의 흐름이 꺾였다.
전날 장 마감 직후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는 부진한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알파벳 3분기 매출은 1년 전보다 6% 늘었지만 순이익은 26.5% 줄었다. 기업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광고를 줄인 영향에 매출과 순이익 모두 시장 예상치에 못 미치면서 알파벳 주가는 9.14% 내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시장 예상치를 넘는 3분기 실적을 발표했으나 클라우드 부문이 전망치를 하회하며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실적 악화가 주가 하락의 요인이 되면서 MS 주가는 7.72% 하락했다.
구글·MS의 실적은 기술주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장 마감 직후 실적을 발표한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 플랫폼스 주가는 5.59% 내렸다. 특히 메타의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하회하면서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10% 넘게 폭락하고 있다. 금주 실적을 공개하는 애플과 아마존 주가는 각각 1.96%, 4.10% 떨어졌다.
빅테크주 외에도 기업 실적에 따라 주가도 엇갈렸다. 오토바이 제조업체인 할리 데이비슨 주가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에 힘입어 12.66% 상승했다.
비자의 주가도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 4.60% 오르며 다우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항공기 제작사 보잉은 3분기 손실을 발표한 이후 주가는 8.69% 밀렸다.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 주가도 3분기 적자가 시장의 예상을 웃돌면서 13.01% 폭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일부 기술기업의 실적이 다른 기업의 실적에 대한 기대를 어둡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티인베스트먼트의 키스 뷰캐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빅테크 보고서 중 첫번째 보고서가 많은 투자자에 보이는 대표 종목으로 특별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클라인워트 함브로스의 파하드 카말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알파벳·MS) 이러한 회사들은 광고와 상품 및 서비스 흐름에 있어 정말 중요한 지표이다”라며 “광고 성장이 둔화하면 이익 감소에 대한 두려움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