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주요지수가 일제히 상승했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향후 금리인상 속도조절을 시사하면서 투심을 끌어올렸다.
23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95.96p(0.28%) 오른 3만4194.06을 기록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3.68p(0.59%) 상승한 4,027.2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10.91p(0.99%) 오른 1만1285.32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연준이 의사록을 공개한 이후 증시는 강세를 보였다. 연준이 공개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은 “참석자 대다수가 (기준금리) 인상 속도의 둔화가 곧 적절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11월 FOMC에서 4연속 자이언트스텝(0.75%p 금리 인상)을 단행해 기준금리를 3.75~4.00%로 끌어올렸다. 시장은 최근 연준 인사들의 금리 인상폭 둔화를 시사한 발언과 이날 공개된 의사록을 토대로 12월 빅스텝(0.5%p 금리 인상)을 점치고 있다.
이날 나온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4만건으로 시장 예상치 22만5000건을 웃돌았다.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4만8000건 늘어난 155만건으로 집계됐다. 과열됐던 미 노동시장이 냉장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돼 연준의 금리인상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다.
국채 수익률은 하락했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3.72%로 내렸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 금리도 4.48%로 하락했다.
종목별로는 금리 인상에 민감한 기술주가 강세를 보였다. 엔비디아(3.00%) 마이크로소프트(1.10%) 아마존(1.05%) 메타플랫폼(0.72%) 애플(0.59%) 등 주가가 상승했다.
농기계 업체인 디어 주가는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해 5.17% 올랐다.
테슬라 주가는 투자은행 시티가 이 회사의 투자등급을 매도에서 중립으로 상향했다는 소식에 7.82% 뛰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주가는 매각 가능성에 25.84% 폭등했다.
백화점체인 노드스트롬은 연간 순익 전망치를 하향조정하면서 주가가 4.24%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둔화할 것을 예상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BMO의 이안 린겐 금리전략팀장은 “특별히 놀라운 것은 아니지만 몇몇 당국자들이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한 위험이 커지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LPL 파이낸셜의 제프리 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투자자들은 연준이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0.50%p 인상할 것이라고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게 됐다”며 “내년 경기 침체 가능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으며 만약 연준이 그에 따라 대응한다면 침체는 짧고 얕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