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이 지난달 생산과 수출 모두 상승세를 이어가며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내년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의 영향으로 전망이 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1월 자동차 산업 잠정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은 25.4%, 수출은 25% 증가했다. 특히 친환경차 내수와 수출이 모두 증가하며 역대 11월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자동차 반도체 수급 상황이 개선되면서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은 올해 8월 이후 생산·내수·수출은 지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11월 생산 대수는 전월 보다 15.7% 늘어난 37만9797대이며 수출 대수는 5.7% 즐가한 21만949대로 집계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공급망 불안이 지속하고 있지만, 지난해보다 개선된 차량 반도체 수급 상황으로 올해 9월 이후 증가하는 추세"라며 "올해 1~11월 누적 수출 실적은 주요국의 금리 인상과 화물연대 총파업 거부 등 하방 요인에도 물량과 금액 모두 지난해 연간 실적을 뛰어넘었다"고 강조했다.
생산의 경우 총 37억 9797대로 7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체 생산의 85%를 차지하는 현대차와 기아의 연중 최대 생산 실적에 힘입어 올해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출은 21만 9489대로, 금액은 31% 증가한 54억 달러로 물량과 금액 모두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를 기록했다. 내수는 8.4% 증가한 15만 5942대로 4개월 연속 증가세다.
특히 친환경차는 내수와 수출이 모두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내수는 25.8% 증가한 4만 2604대, 수출은 14.8% 증가한 5만 42대로 11월 중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반면 자동차 부품 수출은 0.8% 상승한 18억 6000만 달러에 그쳤다.
문제는 내년도 자동차 시장이 그리 밝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에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 특성 상 미국 IRA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 밖에 없다.
최근 경기 불황으로 금리가 치솟으면서 중산층 이하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감소하고 있는 것도 부정적인 요인이다. 특히 세계 자동차 수요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유럽과 미국과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심각한 침체와 둔화 국면을 보일 경우 수출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게다가 국내외 수요의 양극화 현상에 따라 대형 및 고급 모델과 전기차 생산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소형 이하 모델 생산이 급감해 국내 공장 가동률이 하락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 관계자는 "내년 세계 자동차 수요가 증가하더라도 내수·수출·생산 모두 감소 전망"이라며 "특히 수출의 경우 전기차의 대미 수출에 따라 실적이 갈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우리나라가 美 IRA 적용 유예를 받으면 감소폭이 축소되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4.2%로 큰 폭 감소 전망"이라고 말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